"車배터리 기업들, 부품소재 투자 서둘러야"

산업 생태계 조성· 전문 연구인력 확보· 자원 외교도 필요

사진=LG화학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전기자동차 판매 증가로 배터리 사업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부품 소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9일 중국 난징 배터리 공장에 1조2000억원 규모의 증설 투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난징 신장경제개발구에 있는 전기차 배터리 1공장과 소형 배터리 공장에 2020년까지 각각 6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LG화학은 그동안 중국 정부의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돼 중국시장에서 발을 붙이기 어려웠다. 전기차시장 조사기관 SNE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11월까지 LG화학이 중국에 출하한 전기차 배터리는 LG화학 전체 출하량의 2.1%에 그쳤다.

이 기간에 중국에 출하된 전기차 배터리가 글로벌 출하량의 58%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LG화학이 중국시장에서 상당히 고전해왔음을 알 수 있다.

LG화학은 난징 신장경제개발구 내에 있는 두 개의 배터리 공장 외에도 지난해 10월부터 빈장경제개발구에 전기차 배터리 2공장을 건설 중이다. 난징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은 축구장 24배 크기인 19만8347㎡(6만 평) 부지에 지상 3층으로 건설된다. 2023년까지 2조1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주행거리 320km 기준) 50만 대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오창(한국)-홀랜드(미국)-난징(중국)-브로츠와프(폴란드)로 이어지는 글로벌 4각 생산 체제를 구축, 고성능 순수 전기차 기준 연간 58만 대 이상(2018년 기준 35GWh)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액 60조원을 돌파하며 2020년 말까지 생산능력을 100~110GWh 수준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도 비화학 사업인 배터리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2025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100Gwh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김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 잠재 고객사인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부스를 방문하며 주요 완성차·자율주행 업체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갖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유럽(헝가리)·중국·미국 등 3곳에 배터리 생산 설비 증설을 결정하는 등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오는 2022년 세 공장이 모두 완공되면 국내 서산 공장을 포함한 SK이노베이션의 총생산 규모는 30GWh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신규 배터리 공장이 설립될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 주청사에서 조지아 주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11월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에 연간 9.8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1단계인 2022년까지 10억달러, 2단계인 2025년까지 총 16억 7000만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이 투자 금액은 조지아주 역대 외자 유치 중 최대 규모로 SK이노베이션은 국내 배터리 공급사 중 북미 시장에서 최대 생산 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SK이노베이션

하지만 한·중·일 배터리 기업의 시장 점유율 80% 중 우리나라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 2015년 소형 IT 기기용 배터리부분 시장점유율 1, 2위를 다투던 우리나라 기업들은 최근 5위권 전후로 밀려났다.

LG화학은 지난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기준 4위로 집계됐다. 올해부터 한국계 배터리 기업이 약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병주 SNE리서치 상무는 "LG화학의 누적 수주잔고가 90조원에 육박하는 등 한국 기업들이 많은 수주잔고를 확보했으나 아직 개발 중인 건들이 많아 점유율이 낮게 나타났다"며 "새 전기차 모델들이 출시되는 올해와 내년에 한국 전기 기업 3사의 출하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시장 우위를 선점하려면 부품소재 기술투자를 늘리고 제도적인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17일 '전기차 시대, 배터리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과제'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중 부품소재 기술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2025년 전고체 전지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일본, 중국은 2021년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도요타는 2011년부터 리튬황 전고체 전지 개발을 추진하면서 전고체 전지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왔다. 중국 칭다오에너지도 세계 최초로 전고체 전지 양산라인을 구축했다.

한경연은 "중국과 일본에 시장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선 빠른 기술 추격이 필요하다"며 "기술 혁신을 위한 산업 생태계 조성 및 전문 연구개발(R&D) 인력 확보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핵심재료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정부가 기업의 해외투자를 지원하고 자원 외교를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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