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예금보험공사 서울 다동 본사 전경. 사진=오현승 기자 |
[세계파이낸스=오현승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지난해 임기가 끝난 비상임이사 네 명의 후임자를 18일부터 공개 모집한다. 종전 비상임이사 중 길게는 9개월 넘게 연임 결정 없이 자리를 지켜온 인사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신임 임원 공모 역시 상당기간 미뤄진 셈이다. 예보 등 금융공기업 임기 만료 임원의 업무 공백을 막으려면 임기 만료 전 임추위 구성을 의무화하는 식의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예보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17일 비상임이사 네 명을 새로 모집한다고 밝혔다. 임추위는 18일부터 오는 24일 오후 6시까지 서류를 접수한다. 예보 비상임이사의 임기는 2년으로 1년 단위 연임이 가능하다.
예보 비상임이사 모집 절차는 준정부기관 임원의 임면을 규정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26조를 따른다. 임추위가 제출서류를 기초로 서류심사를 진행하고 복수 후보를 금융위에 추천하면 주무기관의 장인 금융위원장이 예보 신임 비상임이사를 임명하게 된다. 만약 심사결과 적격자가 없다고 판단되거나 임명권자가 후보자 재추천을 요구할 경우엔 후보자 모집을 다시 실시할 수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예보 비상임이사 중 강석인·김영백 씨는 지난해 4월, 이명선 씨는 같은 해 5월 임기가 끝났다. 조기상 씨도 같은 해 10월 임기가 만료됐다.
하지만 후임 선임 절차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이들은 지금까지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임기가 만료된 임원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한다'라고 규정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28조에 따른 것이다. 예보 관계자는 "이전에도 한 차례 공모를 진행했지만 유효경쟁 조건이 성립하지 않아 이번에 다시 공모절차에 돌입했다"며 "유능한 분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선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임기가 끝나도 임원직을 유지하는 사례는 다른 금융공기업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 예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허은영 상임이사는 지난 2014년 4월 임기를 시작해 지난 2017년 7월 임기를 마쳤지만 여전히 상임이사직에 있다. 캠코 상임이사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26조와 정관 제27조의 규정에 따라 주주총회 의결 후 사장 임명을 통해 선임된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캠코의 임원 16명 중 8명은 임기가 만료됐거나 공석이었다.
캠코 관계자는 "적임자를 찾는 데 다소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선임절차가 진행 중이라 조만간 선임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후임 임원 인사가 차일피일 미뤄지면 해당 공기업의 경영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정권교체기나 주요 선거와 맞물린 시점에선 '낙하산 대비용'이라는 의혹도 받는다. 실제로 금융분야와 무관한 대통령경호처나 건설업체 출신 인사가 금융공기업 임원으로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
![]() |
| 게티이미지뱅크 |
때문에 임원 공백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해 2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하면서 "공기업·준정부기관에서 임원을 새로 선임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이사회는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7일 이내에 임추위를 구성하도록 하고, 임기 만료가 예정된 임원의 후임자 선임을 위한 경우엔 해당 임원의 임기 만료 2개월 전에 임추위 구성을 의무화하자"는 조항을 법안 내에 신설했다.
이에 더해 임추위가 임원의 임기 만료 7일 전까지 임원 후보자를 추천하도록 하고 임추위 후보 추천 후 재공모를 막는 내용도 함께 개정안에 담았다. 다만 해당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공기업에선 정치권력이나 당국의 시그널(신호)없이는 쉽사리 임원 선임절차에 나서지 않는 게 관행화돼 있다"며 "임기 만료 전 임추위 구성을 의무화한다거나 공기업 관리 규정 또는 시행령을 통해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hsoh@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