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인하에 모집인 축소 가속화되나

카드사, 온라인 채널 비중 확대…수수료 인하로 가속 붙을 듯
카드모집인·배송 인력·밴사 등 10만 카드업 종사자 고용 위태

 

[세계파이낸스=이정화 기자] 최근 카드수수료가 대폭 인하되면서 카드모집인 규모가 축소되는 역풍이 우려되고 있다.

가뜩이나 온라인 채널 비중이 확대되는 가운데 수수료 인하로 비용을 아껴야 하는 카드사가 이런 흐름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력 축소 흐름은 배송 인력, 밴사 등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하나·롯데카드 등 7개 전업계 카드사의 모집인·은행창구 등 오프라인 채널의 신용카드 신규발급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81.9%에서 올해 상반기 77.88%로 줄었다.

반면 온라인 채널 비중은 같은기간 18.1%에서 22.12%로 늘어났다.

이는 카드사가 비용 절감을 위해 온라인 비중을 점차 높여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카드모집인에게 신용카드 발급 1장당 최저 8만원에서 12만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현 체계는 카드사에게 상당한 부담이다.

이처럼 온라인 비중이 늘면서 전업카드사의 신용카드모집인은 2016년 2만2872명에서 지난해 1만6658명으로 줄었다. 올해 3분기에는 1만3811명까지 감소했다.

정부가 8000억원 규모의 수수료 인하 내용을 담은 카드수수료 종합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낮아진 수수료를 메꾸기 위해서는 비용을 감축해야 하는데 가장 쉽고 간편한 방법은 모집인 수를 줄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수수료 인하 때문에 카드사는 가장 먼저 고비용 구조인 모집인 채널을 대폭 축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모집인 감소는 단지 모집인 수뿐만 아니라 다른 일자리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오프라인 모집이 줄면서 카드 신청인에게 발급된 카드를 배송하는 배송 인력, 밴(VAN)사 등의 일자리도 축소될 수 있다. 약 10만명에 달하는 카드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고용이 불안해지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에 더해 금융당국은 급격한 신용카드 혜택 축소를 막겠다고 하면서 카드사들은 결국 인건비를 감축시킬 수밖에 없는 상태"라면서 "카드 관련 종사자 전체적으로 고용 축소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현 정부가 가장 중요시하는 일자리 창출에 역행하는 현상이다. 시장 원칙에 위배되는 정부의 정책이 되레 일자리를 감소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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