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어떻게] 포화시장 뚫은 현대카드 '더 그린'…혁신은 계속된다

출시 두 달여만에 2만장 돌파…2030세대 80% 이상 차지
타깃 고객 면밀한 분석 주효…SNS 통한 마케팅도 눈길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신화를 일궈낸 사람과 기업들을 보면 그 노하우와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최고라는 타이틀은 우연히 얻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최고가 된 이들은 숱한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남들과 다른 '차별성'을 갖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됐다. 세계파이낸스는 성공한 기업 또는 인물들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은 무엇인지, 그들만의 노하우와 비결은 무엇이었는지 [왜/어떻게] 시리즈를 통해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세계파이낸스=이정화 기자]  카드업계가 다시금 프리미엄 카드에 주목하고 있다.  어려운 업황 극복을 위해  고급화 전략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프리미엄 카드는 일반 신용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연회비를 납부하는 대신 전세계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 국내 특급호텔 이용금액 할인 등 강력한 혜택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프리미엄 카드는 높은 연회비 수익과 함께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용이해 카드사의 수익성과 마케팅 측면에서 중요한 고객군을 형성한다.

올해에만 하나카드, 롯데카드가 새로운 프리미엄 카드를 선보인 가운데 특히 현대카드의 '더 그린(the Green)'이 높은 인기를 끌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더 그린’만의 정체성 확립해 인기몰이 

과거의 럭셔리가 고급 외제차, 명품 시계 및 가방 등 자식에게도 물려줄 수 있는 물질에 집중됐다면 최근의 럭셔리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카드는 여행, 미식 등 순식간에 날아가 버리는 찰나의 경험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럭셔리에 대해 재해석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카드


'블랙', '퍼플', '레드' 등 꾸준히 프리미엄 카드를 출시해 온 현대카드는 2008년 '더 레드(the Red)'를 내놓은지 10년만인 올해 범용성 프리미엄 카드 '더 그린'을 내놨다.

지난 8월 출시된 '더 그린'은 영업일 기준 출시 18일 만에 1만장을 돌파한 데 이어 출시 두 달여만에 2만장을 팔아치웠다.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든 프리미엄 카드 시장에서 이같은 판매 속도는 이례적이다.

‘더 그린’의 인기 요인으로는 △고율의 M포인트 적립 등 파격적인 혜택 △2030 세대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혜택 강화 △SNS를 통한 젊고 세련된 마케팅 △매력적인 플레이트 디자인 △‘더 그린’만의 정체성 확립 등이 꼽힌다.

무엇보다 현대카드는 이미 포화시장이 된 프리미엄 카드 시장을 뚫기 위해 무엇보다 '프리미엄 카드'에 대한 정체성 확립에 공을 들였다.

현대카드는 기존의 프리미엄 카드가 고객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프리미엄의 조건으로 내건 것과 달리 '더 그린'의 경우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프리미엄 기준으로 삼았다. 따라서 '더 그린'에는 프리미엄 카드임에도 불구하고 까다로운 심사 절차가 없다. 연회비도 10만원대로 책정해 대중성을 확보했다.

"타인이 아닌 내가 욕망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명확히 알면 비단 가격만으로 '럭셔리'를 규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철학은 현대카드 '더 그린'에 적절하게 드러난다. 여기에는 젊은층들의 새로운 사치문화에 대한 현대카드만의 독특한 재해석이 그대로 담겨있다.

과거의 럭셔리가 고급 외제차, 명품 시계 및 가방 등 자식에게도 물려줄 수 있는 물질에 집중됐던 것과는 달리 최근의 럭셔리는 여행, 미식 등 순식간에 날아가 버리는 찰나의 경험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 현대카드가 생각하는 '럭셔리'다.

그래서 현대카드는 상품에 담긴 혜택 구성에 대해서도 치열하게 고민했다. 자신만의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면서도 경제성을 중시하는 새로은 프리미엄 고객군을 발굴, 이들의 첫 럭셔리 카드로 '더 그린'을 선택할 수 있도록 상품을 설계했다. 사용자 조사를 통해 그들의 카드 사용 목적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사용자를 대표하는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는 연구방법론인 '페르소나 분석'도 도입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존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새로운 행동 양식을 발견했고 이는 고스란히 '더 그린'에 담겼다. 여행·호텔·고메(미식) 등 특정 분야에 강력한 포인트 적립 혜택을 부여하는 것도 이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2030 타겟 마케팅 등 파격적인 혜택 주효

'더 그린'은 현대카드 상품 중 M포인트 적립률이 가장 높다.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금액의 1%가 M포인트로 기본 적립되고 월 카드 이용금액이 100만원 이상일 경우 기본 적립포인트의 1.5배, 200만원 이상일 경우는 2배의 M포인트가 적립된다.

이렇게 적립한 M포인트는 차량 구매와 외식, 쇼핑, 주유, 문화생활 등에 활용 가능하다. 또 '더 그린 바우처'로 교환해 여행사와 면세점, 국내 주요 특급호텔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 바우처는 10만 M포인트 단위로 교환할 수 있고 연간 최대 5장까지 교환해 사용 가능할 수 있다.


장기간 꾸준히 사용하는 회원들에게 제공되는 리워드 혜택도 매력적이다. '더 그린’은 월 사용금액에 따라 M포인트 적립율이 높아질 뿐 아니라 본인과 가족 회원을 합산해 연간 600만원 이상 사용할 경우 매년 5만 M포인트가 보너스로 주어진다.

발급 2차년도부터는 연간 600만원 이상 이용시 매년 본인카드 연회비 중 5만원이 면제되고 갱신 이후에는 직전 1년 간 연간 600만 원 이상 이용하면 다음 연도 본인카드 연회비를 10만원 면제해준다. 가격 대비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를 따지는 젊은이들에게는 연회비 면제가 크게 다가온다.

아울러 전세계 800여곳의 공항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여행, 해외쇼핑 가맹점에서 결제금액의 5%를 M포인트로 적립해준다.

녹색을 재해석한 카드 디자인도 '더 그린'의 매력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출시 이전부터 카드 색상 선택부터 디자인까지 참여했다고 알려졌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자신의 SNS 계정에 인증사진과 함께 발급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이같은 '더 그린'에 가장 적극적으로 호응한 것은 젊은층이다. 현대카드 '더 그린'의 전체 고객중 30대 고객은 51.2%, 20대 고객은 30.0%에 달한다. 2030 세대가 전체 고객 비중의 80%를 넘어서는 셈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주 타깃고객의 특성을 고려해 여행·호텔·고메 등 선호하는 특정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한 상품을 구성한 것이 고객들에게 잘 인지된 것 같다"며 "파격적인 디자인과 새로운 소재인 두랄루민으로 만든 메탈 플레이트도 유효했다"고 설명했다.

◇젊고 세련된 마케팅…출시 이후에도 꾸준한 업그레이드
 
현대카드는 '더 그린'의 마케팅에도 젊고 세련된 방식을 채택해 높은 인기를 끌었다.

기존 프리미엄 라인의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기자회견과 TV광고 등을 진행했던 것과는 달리 현대카드는 출시 전날인 지난 8월7일 저녁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통해 가수 '지코'가 '더 그린'을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하는 라이브 쇼를 진행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더 그린' 이미지에 최적화된 셀러브리티를 활용해 타깃 고객들이 선호하는 소셜미디어에서 상품 론칭쇼를 진행한 것으로 소셜미디어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신상품을 처음 선보인 것은 금융권 최초"라며 "지코와 같은 트렌드세터를 통한 SNS 마케팅이 고객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출시 이후에도 꾸준히 '더 그린'을 발급 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 만족했던 혜택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분석결과를 상품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카드는 이밖에도 향후 다양한 디지털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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