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확대로 손잡은 유통·카드사…PLCC 출시

유통사 PLCC 발급으로 브랜드입지 강화…카드사 결제 프로세스 제공

그래픽=이정화 기자
간편결제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를 활용하기 위해 유통사와 카드사가 손을 잡았다. 

특히 유통업체의 간편결제 서비스와 연계한 신용카드인 PLCC(PLCC·Private Label Credit Card) 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PLCC는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 주문해 생산한 제품인 PB상품처럼 브랜드가 주도해 제작한 신용카드다. 일반적인 제휴카드와 비교해 더욱 폭넓은 혜택을 제공한다.

유통업체와 카드사 간 PLCC 발급은 유통업체와 카드사 모두에게 윈-윈(WIN-WIN)전략이다.

유통업체는 이러한 신용카드에 부가 혜택을 더 얹어줘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를 경험한 기존의 고객을 유지하는 한편 PLCC를 통해 강력한 브랜드 입지를 한층 강화할 수 있다.

카드사는 간편결제 시장을 이끄는 유통사의 간편결제를 활용해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현대카드와 지난 6월 고객에게 파격적인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전용 신용카드인 '스마일카드'를 출시했다.

스마일카드는 이베이코리아가 오픈마켓 최초로 선보이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Private Label Credit Card)다. 스마일카드는 실적이나 적립 한도에 제한 없이 온·오프라인 전 가맹점에서 사용할 때마다 사용 금액의 1%, 스마일페이로 결제하면 2%를 스마일캐시로 적립해준다.

스마일페이는 최초 결제 정보를 등록하면 추가 정보 입력 없이 한 번의 클릭만으로 결제 가능한 이베이코리아의 간편결제 서비스다. 이베이코리아에서 운영하는 G마켓, 옥션, G9 및 제휴된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스마일캐시는 G마켓과 옥션, G9 및 스마일페이 온라인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e머니다.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사업본부장은 "스마일카드는 G마켓과 옥션, G9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 쇼핑을 즐기는 모든 고객들에게 통 큰 스마일캐시 적립을 제공하는 쇼핑에 특화된 신용카드"라며 "향후에도 현대카드와의 긴밀한 제휴를 통해 협력 범위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더 많은 고객들에게 쇼핑의 즐거움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하고 실질적인 혜택들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롯데멤버스도 지난 4월 L.pay(엘페이)를 통한 간편결제뿐만 아니라 전월 실적 관계없이 강력한 L.POINT(엘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L.pay 롯데카드'를 내놓았다.

엘페이 롯데카드는 엘포인트 적립에 특화된 생활밀착형 페이먼트 전용 카드다. 간편결제 서비스 엘페이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간편성과 안전성은 물론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됐다.

엘페이 모바일앱에서 엘페이 롯데카드를 등록한 후 롯데백화점, 롯데하이마트, 롯데닷컴과 인터넷 서점 알라딘 등 플러스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전월 실적과 무관하게 결제금액의 2%를 엘포인트로 적립 받을 수 있다.

이처럼 간편결제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유통업체는 카드사와 손잡고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와 결합한 PLCC를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평균 이용 건수와 금액 모두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워 각각 전년 대비 147.4%, 1584% 증가한 212만건, 672억원에 기록했다.

유통업체와 카드사 모두 커지는 간편결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이러한 카드를 내놓지만 속내는 조금 다르다.

우선 유통업체는 이러한 신용카드를 내놓을 경우 '○○페이'나 '○○머니' 등 자사 서비스 경험이 있는 집토끼를 지킬 수 있다.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은 이미 포화됐기 때문에 결국 정해진 시장 범위 안에서 누가 더 많은 사용자를 자사 서비스로 끌어올 것인지가 핵심이다. 이에 따라 일반 제휴카드보다 강력한 혜택을 제공하는 PLCC를 출시해 기존의 고객을 지속해서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실제로 이미 해외에서는 아마존(Amazon), 타겟(Target), 코스트코(Costco), 월마트(Walmart), 백화점 노스트롬(Nordstrom) 등의 유통사가 PLCC를 도입해 상용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PLCC가 사업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활성화돼 있으며 해당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의 매장 방문율이 비사용 고객보다 30% 정도 더 높아 주요 마케팅 수단이자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유통업체 간편결제사업팀 담당자는 "최근 페이먼트 기반 생활 편의 서비스가 확대되는 추세에 발맞춰 유통업체의 주도로 개인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혜택을 제공하고 간편결제 편의성 강화를 위해 PLCC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며 "자사 간편결제를 적극 활용하고 브랜드 로열티를 강화해 범용적인 서비스로 포지셔닝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PLCC는 단순히 관련 결제 혜택을 제공하는 일반적인 제휴카드와 달리 카드사가 유통업체에 결제 내역까지 제공한다. 운영권이 일반 제휴카드에 비해 넓어진 만큼 유통업체의 PLCC 관련 비용 분담률도 일반 제휴카드와 비교해 높다. 일반적인 제휴카드는 독점계약이 아니지만 대부분의 PLCC는 독점계약으로 이뤄진다. 카드사 입장에선 결제 규모가 큰 간편결제 시장에서 이런 PLCC 발급이 기존 제휴카드 발급 방식과 비교해 '손해 볼 것 없는 장사'라고 보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강력한 브랜드 입지를 가진 유통업체가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출시하는 것이 PLCC"라며 "카드사 입장에선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유통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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