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펀드 지고 채권 펀드 뜨는 이유는?

ELS 발행량 줄고 채권 펀드 자금 유입세 이어져
투자자들, 안전자산 선호 현상 더욱 강해진 탓

채권 펀드가 뜨고 있다.

전반적으로 펀드 시장이 침체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상반기 활황이었던 ELS는 발행량이 감소추세를 기록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하반기 들어 자금이 주식형 펀드에서는 유출세가 지속되고 있는 반면 채권 펀드는 유입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 상반기 잘 나갔던 ELS, 발행규모 감소추세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8월 ELS 발행 규모는 전월 대비 539억원 감소한 3조83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부터 연속 3조원 초반대 발행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의 불안정한 등락에 비하면 상당히 선전한 발행"이라고 평가하고 "종목형 및 원금비보장형 등 공격적인 ELS 투자가 시장을 지탱했으며, 지수하락 및 녹인 발생시 투자심리 위축으로 ELS 발행이 급감하는 현상 나타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5조2635억원을 기록하며 발행규모의 정점을 찍었던 ELS는 4월에는 4조8027억원, 5월에는 4조9964억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6월 들어 3조8817억원, 7월에는 3조4487억원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 채권형 펀드, 인기 식을 줄 모르네

이러한 와중에 증권가와 투자자들은 채권을 주시하고 있다. 다양한 해외 이슈와 불황으로 인해 '안전자산'인 채권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www.funddoctor.co.kr)에 따르면 최근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돼 대량의 유출 행진이 나타나고 있는 펀드 시장에서도 채권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국내 주식형 펀드(ETF제외)에 1조6320억원이 순유출된 가운데 채권형 펀드에는 되려 2623억원이 순유입됐다.

지난 11일 기준으로 최근 3개월 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879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채권형 펀드에는 오히려 4315억원이 순유입됐다.

올해 들어 채권형 펀드에 순유입된 자금이 8532억원임을 감안하면 절반이 넘는 금액이 최근 쏟아져 들어온 것이다.

심지어 몇년째 유출세가 끊이지 않는 해외 주식형 펀드와는 달리 해외 채권형 펀드는 지난 3월부터 월간 기준으로 9월(11일 기준)까지 지속적인 자금 유입세가 이어지고 있다.

◆ 투자자들, 채권 주목하는 이유는

이 같이 투자자들이 채권을 주목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로 이동해 장기 불황이 현실화되며 불확실한 증권보다는 '안전한' 채권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내 주식형 펀드의 5년 평균 수익률(거치식 기준)은 10.28%, 그러나 채권형의 5년 평균 수익률은 31.24%에 달한다.

물론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최근 1년 수익률이 20%가 넘는 주식형 펀드도 많지만, 문제는 연 수익률이 -10%가 넘는 주식형 펀드가 현재 22개나 된다는 것이다.

기간별로 2년 수익률이 -30.90%가 넘는 주식형 펀드도 있으며 5년으로 넓히면 35.23%나 손실을 보고 있는 펀드도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채권형 펀드의 경우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은 단 두개 뿐이라는 점이다.

2년, 3년, 5년 수익률을 모두 체크해본 결과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펀드는 하나도 없었고 설정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채권형 펀드는 존재하지 않았다.

유병철 세계파이낸스 기자 ybsteel@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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