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수혜 입은 면세점…질적 성장으로 훈풍 이어간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면세점 방문객이 늘어난 가운데 각 사가 K-컬처 콘텐츠 등 내실을 강화하며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뷰티매장. 신세계면세점 제공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면세점 방문객이 늘어난 가운데 각 사가 K-컬처 콘텐츠 등 내실을 강화하며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뷰티매장. 신세계면세점 제공

 K-컬처 영향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대폭 증가한 가운데 국내 주요 면세점들이 올해 1분기 일제히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중국 다이궁(보따리상) 유치를 위한 출혈 경쟁을 자제하고 개별관광객(FIT) 유치에 집중해 로컬 브랜드와 체험형 콘텐츠를 대거 추가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롯데면세점)의 1분기 영업이익은 3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신장하며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매출은 24% 늘어난 7922억원이다.

 

 신라면세점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호텔신라 면세(TR)부문의 1분기 매출은 8846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2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시내점 매출이 11.7% 성장하며 실적 회복을 견인했다. 이는 공항점(4.0%) 신장률을 크게 웃돈다.

 

 신세계의 면세점 부문인 신세계디에프는 1분기 매출이 5898억원으로 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현대면세점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3억원 개선된 3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롯데∙현대면세점은 신라·신세계면세점이 반납한 인천국제공항에 DF1·2 구역을 새롭게 낙찰받아 지난달부터 영업을 개시했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은 연간 6000억원의 추가 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현대면세점은 공항에서만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공항 1위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업계는 이번 호실적이 다이궁 의존도를 줄인 체질 개선과 K-콘텐츠를 통한 질적 성장에 기인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와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실적에 타격을 입은 면세업계는 그간 다이궁에게 막대한 수수료를 지급하며 출혈 마케팅을 이어왔다. 단기 매출을 위한 고육지책이었지만 손익을 갉아먹는 구조였다.

 

 롯데면세점이 지난해 1월 다이궁과 거래를 중단했으며 신라∙신세계면세점도 다이궁 의존도를 낮추며 수익성 강화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러한 결정은 K-컬처 체험을 위해 시내 면세점을 찾는 개별 관광객이 증가하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한국면세점협회 산업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면세점 구매 인원은 245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2% 증가했다. 외국인 구매 인원은 28.7% 늘어난 108만명으로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 이 가운데 3월 외국인 매출이 8513억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한 점에서 과거 다이궁과 단체 관광객 위주였던 구매객 구조가 개별 관광객으로 변화하는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이에 각 사는 해외 명품 브랜드에 치우치기보다 역량 있는 K-뷰티, K-패션 브랜드를 유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면세점은 최근 인기 걸그룹 ‘에스파’와 함께 새로운 브랜딩 캠페인을 시작하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글로벌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선 명동본점 ‘스타에비뉴’를 체험형 콘텐츠 중심으로 리뉴얼했으며 월드타워점에 전통 예술 굿즈를 선보이는 ‘K-뮤지엄&기프트’ 매장도 선보였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7월 명동점에 국내 디저트·식품 브랜드를 중점적으로 선보이는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를 오픈해 화장품·패션 카테고리와의 교차구매 비중을 높였다. 올해 초에는 명동점에 K-팝 특화매장을 열어 글로벌 K-컬처 팬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것뿐 아니라, 그 동안 송객수수료 절감 등 비율 효율화 노력을 이어온 게 주효했다”며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며 질적 성장을 이어가는 게 관건”이라고 전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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