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전성시대] 전례없는 불장에 판 뒤집힌 금융권

코스피 훈풍 타고 머니무브 본격화
10대 증권사 1분기 당기순익 4조↑

코스피가 장중 8000선을 넘어선 지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코스피가 장중 8000선을 넘어선 지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글로벌 주요국 증시 가운데 압도적 수익률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 주식시장이 최근 시가총액 기준 대만을 제치고 세계 6위로 올라섰다. 코스피시장이 시중의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증권사들의 체급도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말 그대로 증권사 전성시대가 활짝 열린 모습이다.

 

◆일등 신랑감은 증권맨

 

 “친구 남편이 대형사 증권맨인데 벌써 건물 월세 받고 있네요”

 요즘 온라인 주식 토론방에선 이처럼 ‘증권맨 부럽다’는 반응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례없는 불장에 힘입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줄줄이 실적 팡파르를 울리면서 금융권 지형도에 변화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증권맨의 치솟는 인기는 증권사 실적 수치를 보면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19일 금융당국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흔히 얘기하는 국내 10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KB∙NH투자∙신한투자∙메리츠∙키움∙하나∙대신)의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약 4조3320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곱절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업계 선두주자인 미래에셋증권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연결 기준 1조1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288% 급증해 가장 먼저 분기 1조원 시대를 열어젖혔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성적은 NH농협금융지주(8688억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신한은행(1조1571억원), 하나은행(1조1042억원), KB국민은행(1조1010억원) 등 주요 시중은행과도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한국투자증권도 7847억원의 분기 실적을 거둬 업계 2위를 차지했다. 이어 키움증권(4773억원), NH투자증권(4757억원), 삼성증권(4508억원) 등이 뒤를 쫓았다. 

 

◆판도 변화를 이끄는 힘…증시로의 머니무브

 

 코스피시장에서의 시가총액 상위종목 순위를 따져봐도 증권사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 18일 기준 미래에셋증권(20위∙39조4495억원)보다 시총 규모가 큰 금융사는 삼성생명(13위∙62조7000억원)과 KB금융(14위∙57조461억원), 신한지주(17위∙44조1903억원) 등 세 곳 뿐이다.

 

 이같은 지각 변동은 코스피 훈풍을 타고 증시로의 머니무브(자금이동) 흐름이 본격화화면서 더욱 거세지고 있다.

 

 예컨대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5일 기준 132조8597억원으로 금융투자협회는 집계했다. 이달 12일 137조4174억원까지 불어난 뒤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36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15일 기준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잔고도 어느덧 2조원에 육박했다.

 

 증시 활황에 따른 개인들의 주식 투자 확대가 큰 영향을 미친 걸로 풀이되는 가운데 관건은 이같은 흐름이 단기간의 쏠림이 아닌 장기간에 걸친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렸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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