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이혼, ‘역대 최다’

지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이혼소송 상고심 선고공판이 열린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 앞에 대기하는 취재진과 방청객들로 붐볐다. 뉴시스
지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이혼소송 상고심 선고공판이 열린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 앞에 대기하는 취재진과 방청객들로 붐볐다. 뉴시스

 

 이혼이 최근 몇 년간 줄어드는 추세인 가운데 60세 이상 황혼 이혼이 되레 역대 최다 수준으로 늘어난 걸로 조사됐다.

 14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 등에 따르면 장년 부부들의 이혼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 남녀 모두 60세 이상인 이혼은 지난해 1만3743건으로, 전년보다 943건 늘었다. 이는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전체 이혼 건수에서 60세 이상 이혼이 차지하는 비중은 15.6%를 기록했는데, 이 또한 역대 가장 높은 비중이다. 60세 이상 이혼 비중은 2022년 13.4%에서 2023년 13.0%로 소폭 줄었다가 2024년 14.0%, 2025년 15.6%로 늘었다.

 황혼 이혼 증가에는 인구 고령화와 기대여명 증가, 여성의 경제력 확대, 사회적 인식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결혼 기간이 긴 부부 일수록 불화를 참고 사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과감히 이혼을 선택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재산 분할 등을 통해 경제적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된 데다 자녀들도 부모의 이혼을 굳이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도 작용한 걸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혼인 지속기간도 살펴봐도 오래산 부부 일수록 이혼이 많은 걸 알 수 있다. 혼인 지속기간이란 법적인 결혼(혼인) 여부와는 관계 없이 실제 결혼생활 시작에서 사실상 이혼(별거)까지의 동거 기간을 의미한다.

 혼인 지속기간이 30년 이상인 부부가 전체의 17.7%를 차지해 가장 많았는데,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어 5∼9년(17.3%), 4년 이하(16.3%) 등의 순이었다. 

 평균 이혼 연령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평균 이혼 연령은 남성 51.0세, 여자 47.7세로 각각 0.6세씩 상승했다. 남성은 10년 전에 비해 4.1세 높아졌고, 여성은 4.4세 상승했다.

 한편, 지난해 이혼 건수는 전년보다 3021건이 줄어든 8만8130건으로 집계돼 6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이혼 건수는 1996년 7만9895건 이후 29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하기도했다. 인구 감소와 코로나19 팬데믹 등 영향으로 줄었던 결혼 건수가 시차를 두고 최근 이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데이터처는 분석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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