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행계획을 짜는데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네요. 서울스프링페스티벌도 가고 싶고, 한국 프로야구팀에서 뛰는 일본인 선수의 경기도 보고 싶고….”
일본 시즈오카에서 거주하는 30대 이케다 씨는 골든위크(4월29일∼5월6일)를 맞아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다. 빅뱅의 오랜 팬이라 한국어도 유창하게 구사하는 그는 “사실 1년에 한 번씩은 한국을 찾기 때문에 해볼 건 다 해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계획을 짜면서 정보를 찾아보니 색다른 행사들이 여전히 많더라”며 웃었다.
이달 초 황금 연휴를 앞두고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있다. 여행업계는 풀부킹으로 뜨겁고 백화점, 면세점, 마트와 편의점 등도 해외 여행객 맞이로 분주하다. 국내 프로야구와 축구 등 스포츠판도 이번 연휴로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30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이달 초 일본인 관광객 8만∼9만명, 중국인은 10만∼11만명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골든위크와 중국 노동절 연휴(1일∼5일)를 맞이해 각 나라의 여행객들이 인접국인 한국을 대거 방문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국내 관광업계와 유통업계도 분주해지고 있다. 두 나라 관광객들을 위한 정교한 맞춤 전략으로 공략에 나섰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부터 분위기가 뜨겁다. 놀유니버스가 운영하는 인바운드 플랫폼 놀월드는 4월27일~5월10일 상품 판매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0% 증가했다고 밝혔다. 공연, 이동, 테마파크 등 주요 카테고리 전반에서 고르게 수요가 늘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의 최근 한국 관광상품 페이지 접속률도 중국과 일본에서 증가했다.
호텔업계의 높은 객실 점유율도 방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를 방증한다. 롯데호텔의 경우 서울 시내 호텔들과 주요 지역 호텔·리조트가 대부분 만실에 가까운 수준이며, 조선호텔앤리조트 역시 주요 호텔 예약률이 80∼90%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만족할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업체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우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5월9일까지 공항과 크루즈터미널 등에 설치된 환영부스를 통해 지역별·테마별 관광지와 미식 정보를 다국어로 제공 중이다. 5월10일까지 중소벤처기업부가 진행 중인 ‘대한민국 동행축제’와도 연계해 방한 외국인에게 한국 소상공인 제품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놀유니버스는 서울의 문화·엔터테인먼트·라이프스타일을 통합 제안하는 ‘조이 세일 서울’ 캠페인을 5월5일까지 진행한다. 봄꽃 명소와 롯데월드, 에버랜드 등 도심 인기 관광지를 중심으로 한 ‘스프링 베스트’, K-팝 공연과 페스티벌, 아이돌 관련 명소를 모은 ‘K-팝 베스트’, 찜질방·야구 관람·아쿠아리움 등을 즐길 수 있는 ‘섬머 베스트’ 로 구성됐다.
이케다 씨가 언급한 서울스프링페스티벌은 뷰티, 패션, 음악, 음식, 예술 등 한국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서울시의 대표 문화·관광 축제로, 5월5일까지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국내 프로 스포츠 리그에서 뛰는 일본인 선수들을 향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케다 씨가 ‘직관’을 계획 중인 5월3일 고척스카이돔에서의 키움-두산전은 키움의 가나쿠보 유토, 두산의 다무로 이치로 간 ‘일본투수 더비’가 펼쳐질 수 있다. 5월 2일 열리는 K리그 대표 라이벌전 울산-포항전에서는 포항 소속의 니시야 켄토의 플레이를 볼 수 있고, 5월5일 부천-제주전은 부천 유니폼을 입고 뛸 카즈 다카하시가 관심을 모은다.
역으로 해외로 찾아가는 관광 행사도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일본 골든위크에 방한 관광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30일 후쿠오카에서 ‘K-관광 로드쇼’를 개최했다. ‘오늘 갈까? 한국!’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로드쇼에 가수 겸 배우 황민현의 특별 공연과 한국관광 이야기쇼 등이 진행됐다. 또 부산·제주 등 지방자치단체와 항공사, 식품·화장품 기업 등이 홍보관도 운영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와 지역 관광 수요가 맞물리면서 단순 방문을 넘어 스포츠·공연·레저 등으로 소비가 확장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