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57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거둔 영업익은 53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전체 영업익의 93.9%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4 매출을 대폭 늘리는 등 본격적인 HBM4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30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133조9000억원, 영업익 57조2000억원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9.2%, 756.1%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기술 혁신과 선제적 시장 대응을 통해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DS 부문이 전체 실적을 견인한 점이 단연 눈에 띈다. DS부문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익은 각각 81조7000억원, 5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는 시장 가격 상승효과와 함께 제한된 공급 가능 수량 내에서 AI용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업계 최초로 HBM4와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모듈 SOCAMM2를 동시 양산하고 판매를 시작한 가운데 PCIe Gen6 SSD를 적기에 개발해 메모리 시장을 선도했다고 덧붙였다.
디바이스 경험(DX) 부문 매출은 52조7000억원, 영업익은 3조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DX 부문 내 모바일 경험(MX) 사업부의 매출은 38조1000억원, 영업익은 2조8000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 증가하는 데 머물렀고 영업이익은 35%나 쪼그라들었다. 제품 가격을 높였음에도 부품 매입에 따르는 비용이 커지며 실적 방어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지난 2월 10일 공시한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모바일 AP 매입액은 13조827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6.5% 급증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DX 부문의 주요 원재료인 모바일 AP 솔루션 가격이 전년 연간 평균 대비 약 4%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으로 늘어날 거라고 밝혔다. 본래 HBM 시장에서 경쟁사에 뒤졌던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HBM4를 출하하는 등 시장주도권 탈환에 매진하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 부사장은 이날 열린 올 1분기 실적 관련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HBM 생산능력은 이미 솔드아웃된 상태”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공급 부족을 우려한 고객들로부터 내년 수요가 미리 접수되고 있다”며 “이들 수요만으로도 내년 수요 대비 공급 격차가 올해보다 더 심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중 예고된 총파업과 관련해선 생산 차질이 없도록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파업이 벌어지더라도 전담 조직 및 대응 체계를 통해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법 범위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유일한 과반 노조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15%로 고정하고, 성과급 상한제를 없애라는 요구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지난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약 4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규모 투쟁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사측이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다음 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개최하고 분기배당으로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1주당 372원의 현금배당을 하기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0.2%, 우선주 0.3%로 배당금 총액은 2조4533억1563만6604원이다. 배당기준일은 지난달 31일이며, 배당금 지급일은 다음 달 29일이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