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와 노동계는 21일 “농협중앙회가 농협 개혁을 막기 위해 농민을 동원한 관제 집회를 강행하고 있다”며 “이는 농민의 자발적 의사가 아닌 조직적 동원을 통해 여론을 왜곡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농민의길과 진보당,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전국협동조합본부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업 정책과 협동조합 운영 구조 전반에 대한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농협중앙회는 농민조합원 직선제와 감사위원회 독립이라는 핵심 개혁 과제를 막기 위해 농번기임에도 불구하고 조합별 인원을 할당하는 등 강제 동원 방식으로 집회를 추진하며 농민을 방패막이로 삼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또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은 각종 비리 의혹과 관련해 수사 대상임에도 조직과 예산을 동원해 여론을 조작하고 내부 제보자를 색출하는 등 부당한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며 “농협 조직의 공공성과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함께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 국회의 농협법 개정안(농민조합원 직선제 및 감사위원회 독립) 조속 처리를 강력히 촉구했다.
윤일권 농민의길 대표는 “쌀값이 폭락해 거리에서 농민들이 힘겹게 투쟁할 때 농협은 정부 시책이라는 이유로 입을 닫았다”며 “양파와 마늘 가격이 폭락해 농민들이 피눈물을 머금고 밭을 갈아엎을 때 농협은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고 지적했다.
김영재 전국쌀생산자협회 회장은 “환율과 물가 상승,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농가와 국민의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현장 의견이 정책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석 민주노총 정책국장도 “농민과 노동자의 요구가 반영되지 못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기득권 중심의 운영이 개혁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투명한 감사위원회 독립과 농민조합원 직선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며, 관련 논란과 권력 구조 문제에 대한 수사 필요성도 제기했다.
한편 강 회장은 농협중앙회장 선거 기간이던 2024년 1월 전후에 농협중앙회 계열사와 거래 관계에 있던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사업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두 차례에 걸쳐 총 현금 1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으며 다음 달인 10월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의 강 회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출국금지 조처하기도 했다.
정현민 기자 jhm3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