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이르면 이번 주말 종전 재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기 위한 물밑 작업을 이어가는 와중인 16일 코스피가 6200선에 안착했다. 중동발 먹구름이 걷히기 시작하면서 잠시 멈춰섰던 국내 증시의 상승 랠리에도 다시 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 국내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올려잡는 가운데 다시 불붙기 시작한 주식시장에 빚투 열기도 덩달아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코스피, 6200선 넘어
코스피는 이날 사흘째 내리 오르면서 전장 대비 134.66포인트(2.21%) 뛴 6226.05에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0.95% 오른 6149.49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한 때 6231.03까지 오르기도 하는 등 상승폭을 키웠다.
기관이 1조1036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장중 팔자에서 사자로 돌아선 외국인도 4644억원을 순매수하며 힘을 보탰다. 개인은 홀로 1조8067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눌렀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0.54포인트(0.91%) 상승한 1162.97에 거래를 완료했다. 0.92% 오른 1163.00으로 시작한 지수는 오름세를 유지했다.
◆삼전에 이어 닉스도 목표가 ‘상향’
전쟁 종식 기대와 차익실현 심리가 뒤섞인 이날 장세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동반 강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08% 오른 21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이틀 장중 사상 최고가를 연거푸 경신했던 SK하이닉스의 이날 종가는 1.67% 상승한 115만5000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합산 시가총액 2094조원을 넘겼다. 두 공룡기업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를 재돌파했다.
이에 증권가에선 반도체 투톱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하고 나섰다. 대신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27만원에서 33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145만원에서 170만원으로 각각 올려잡았다.
류형근 연구원은 “예상보다 높을 단기이익 성장의 기울기와 장기계약으로의 구조 전환 속 장기화될 (반도체) 사이클의 가치 등이 주가의 재평가를 이끌 걸로 전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류 연구원은 올해 전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264% 급등한 7974억달러로 예상했다. 내년 전망치 또한 올해보다 29% 늘어난 1조321억달러로 추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 90조8000억원에서 올해 605조원, 내년엔 742조원까지 뛸 것으로 내다봤다.
◆변동성 잦아들자 다시 부는 빚투 열기
한편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달 들어 진정 국면에 들어서자 빚내서 주식을 사는 일명 빚투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빚투 자금을 보여주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3조406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31일 22조5597억원에서 약 보름만 5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린 뒤 아직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이 잔고가 늘었다는 건 차입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한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33조2824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 3월 5일 33조6945억원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코스피 6000포인트는 과열을 의미하기 보다 높아진 이익 전망을 위해 안착해야 할 1차 시험대로 보인다”며 “투자자의 고민거리는 이제 유효한 방어주 전략보다 주도주 탐색”이라고 조언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