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2기 체제 출범과 함께 ‘그룹 시너지 극대화’를 핵심 전략으로 내 건 가운데 동양생명이 전방위적인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이 동양생명 완전 자회사화 및 ABL생명 통합 가능성을 염두에 둔 만큼, 선제적인 인재 영입과 AI 고도화를 통해 조직 안정화와 시스템 구축 등 중추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비은행 손익 9.5% 그쳐…‘그룹 시너지 강화’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2기 경영의 핵심 전략 중 하나로 ‘그룹 시너지 강화’를 내걸었다. 은행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탈피해 보험·증권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결합력을 높여 그룹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실제 우리금융 비은행 부문 손익 비중은 9.5%로 5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비은행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동양생명, ABL생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7월 동양생명 지분 75%와 ABL생명 지분 100%를 각각 취득해 자회사 편입을 마쳤다.
최근에는 동양생명을 완전 자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현재 동양생명 약 25%의 지분은 개인 투자자 등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이 잔여 지분 확보하기 위해 공개매수나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지배구조 정비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통합으로 이어질 경우, 자산 55조원 규모의 ‘빅5’ 생명보험사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동양생명(약 35조원)과 ABL생명(약 20조원)의 자산을 합산하면 약 55조원에 달하는데, 이는 업계 상위권인 NH농협생명(약 54조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금융의 동양생명 완전 자회사화는 ABL생명 통합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며 “양사 합병을 통해 재무 및 전산 시스템을 통합하면 비용 절감과 효율성 개선 효과가 기대되고 자산 기준 5위권 생보사로 도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통합 주역’ 성대규 중심…‘신한’ 출신 인사 배치
동양생명은 그룹의 지향점에 발맞춰 최근 인적·조직적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취임한 성대규 대표를 필두로 업계 전문가들이 속속 합류하며 임 회장이 천명한 그룹 시너지 강화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한 기반 마련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보험 통합 전문가’로 꼽히는 성 대표는 2019년 신한생명 사장으로서 오렌지라이프와의 합병을 진두지휘하고, 통합 법인인 신한라이프의 초대 수장을 지낸 인물이다. 이와 함께 최근 신한라이프에서 5년간 사외이사를 역임한 최원석 신임 감사위원(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과 신한라이프 DX그룹장 출신의 한상욱 고객IT부문장(부사장) 등이 잇따라 합류하며 조직 정비를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금융, AI 회사라는 마음가짐 필요”
임 회장이 2기 체제에서 강조한 ‘인공지능 전환(AX)’ 역시 동양생명 체질 개선의 핵심 동력이다. 현재 우리금융이 자회사별 AX 마스터플랜을 수립 중인 가운데, 동양생명은 AI·데이터팀을 고객IT 부문장 직속으로 편제하며 전사적 AX 컨트롤타워를 구축했다. 또한 최근 임직원이 직접 업무용 AI를 설계할 수 있는 ‘AI 플레이그라운드’ 구축도 추진 중이다. 이는 “전 임직원이 AI 회사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임 회장의 경영 방침을 실무에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AX 고도화 작업은 향후 그룹 시너지 창출을 위한 선제적 대응이자, 보험 부문의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보여진다.
이와 함께 최근 내실 경영의 또 다른 축인 소비자 보호에도 힘을 싣고 있다. 임 회장이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는 어떤 경우에도 흔들려선 안 된다”고 재차 당부한 만큼 최근 동양생명은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인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하며 거버넌스를 강화했다. 이번 조치를 통해 금융상품의 기획·개발 단계부터 판매,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에 소비자 보호 관점을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불완전판매 예방과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내부 통제 시스템도 한층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AI를 활용해 민원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불완전판매를 줄이기 위한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등 소비자보호 거버넌스를 구축할 것”이라며 “특히 우리금융그룹과의 시너지를 가속화하고 AI·데이터 인프라 혁신을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 전환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