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오는 5월 9일 종료하되 토지거래허가 대상 주택은 같은 날까지 허가를 신청한 경우에도 중과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허가 심사에 통상 15영업일가량이 걸리는 만큼 4월 중순 이후 신청분은 사실상 기한을 맞추기 어렵다는 시장의 우려를 반영한 보완 조치다. 정부는 9일 관계부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다주택자 매물을 시장에 유도하겠다는 기존 방침은 유지하고 행정 절차로 인한 불이익은 줄이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를 5월 9일 종료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은 허가를 받아야 계약 체결이 가능한 구조다. 이에 매도 의사가 있어도 심사 기간 탓에 기한을 넘길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보완안의 핵심은 기준 시점을 ‘허가 완료’가 아니라 ‘허가 신청’으로 넓힌 데 있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가 마감일까지 시·군·구청에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고 이후 허가를 받아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정해진 기한 안에 양도를 마치면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실상 매도 의사를 기한 내 공식화했다면 세제상 불이익은 피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셈이다.
양도 완료 기한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기존 조정대상지역인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소재 주택은 오는 9월 9일까지 양도를 마쳐야 한다. 반면 지난해 10월 신규 지정된 조정대상지역의 경우에는 오는 11월 9일까지 양도하면 된다. 정부는 지역별 제도 적용 시차와 시장 여건 차이를 감안해 후속 처분 기한에 차등을 뒀다.
정책 메시지는 분명하다. 중과 유예 종료라는 큰 틀은 바꾸지 않되 토지거래허가제라는 별도 규제로 인해 시장 참여자가 예기치 않게 불이익을 받는 문제는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허가 심사 기간과 지자체별 처리 속도 차이를 고려하면 이달 중순 이후 신청 건은 5월 초까지 허가 여부가 불확실한 사례가 적지 않을 수밖에 없다. 이번 조치는 제도 일몰의 예측 가능성을 유지하면서도 행정 병목에 따른 혼선을 줄이려는 성격이 짙다.
정부는 관련 소득세법 시행령과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국무회의 심의 등을 거쳐 이달 중 공포·시행할 방침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보완으로 다주택자의 급박한 매도 일정에 다소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유예 종료 시한 자체는 유지된 만큼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들의 매도 판단은 앞으로 한 달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