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보이며 대유럽 관세 카드까지 꺼내 들자 유럽연합(EU) 차원에서 통상위협대응조치(ACI)를 발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U 주요국이 지난해 대미 무역 협상 때 마련했던 160조원 규모의 보복관세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9일 유럽 주요국 정상과 접촉하고있으며 ACI 발동을 공식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BBC 방송과 AFP·DPA 통신이 엘리제궁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무역 바주카포’라고 불리는 ACI는 EU나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에서비스, 외국인 직접투자, 금융 시장, 공공 조달, 지식재산권 등의 무역을 제한하는조치다. 2023년 도입 이후 한 번도 사용된 적은 없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용납할 수 없는 일’로 보고 유럽 차원의 대응을 조율 중이며 지난해 7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타결한 미·EU 무역 합의의 유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한다고 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전날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도 ACI 발동을 EU 집행위원회에 요구했으며 그린란드 문제와 무역협정의 유럽의회 승인을 연계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유럽의회는 이달 26∼27일 미국과 무역협정을 표결에 부칠 계획이지만 그린란드 문제로 이를 보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ARD 방송에 “이 합의가 현재 상황에서 가능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주요 회원국들이 930억 유로(약 159조원)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거나 EU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수십 년 만에 미·유럽 간 가장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유럽 정상들이 이번 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때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이같은 보복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