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함께 드럼 연주 퍼포먼스에 나섰다. 두 정상은 일본 나라현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이어진 환담 자리에서 드럼 스틱을 잡고 케이팝 곡을 함께 연주하며 비공식 친교 일정을 소화했다.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행사를 위해 일본 측은 자국 브랜드인 ‘펄(Pearl)’ 드럼 세트를 마련했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각자의 영문 이름과 국기가 새겨진 푸른색 유니폼을 착용한 채 나란히 드럼 앞에 앉았고, 다카이치 총리가 연주 방법을 설명하며 합주를 이끌었다. 두 정상은 넷플릭스 콘텐츠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수록곡 ‘골든(Golden)’과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순차적으로 연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주를 마친 뒤 이 대통령은 “어릴 때부터 드럼 연주를 동경해왔다”며 개인적 소회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드럼 스틱을 선물했고, 양측은 각자 서명한 스틱을 교환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방일 과정에서 일본 정부의 의전도 부각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당초 일정에 없던 숙소 방문을 통해 이 대통령을 직접 영접했다. 이 대통령은 숙소 앞에서 총리를 맞이하며 “세심한 환대에 한국 국민들도 감사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측은 이 대통령이 오사카에 도착해 나라현으로 이동하는 전 구간에 걸쳐 최고 수준의 경호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정상은 이른바 ‘드럼 외교’에 앞서 진행된 공식 정상회담에서 한일 관계 전반에 대한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양측은 기존 교역 중심의 관계를 넘어 경제안보와 과학기술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고, 스캠(사기) 범죄 등 초국가 범죄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경찰청이 주도하는 국제 공조 협의체에 일본이 참여하고, 관련 합의문을 채택하기로 한 것도 이날 회담에서 도출된 결과다.
과거사 현안과 관련해서는 1942년 발생한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 희생자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해 양국이 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 정상은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 및 역내 평화·안정을 위해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