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체코 원전 수주 확정…16년만의 원전 수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사업비 26조원으로 추산되는 체코 신규 원전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한국 기업의 원전 수출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이다.

 

 한수원은 오는 7일 체코 프라하에서 두코바니 신규 원전사업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체코 정부도 전날 각료회의를 열어 두코바니 원전 신규 건설 예산을 승인했으며 한수원과 본계약을 맺을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한수원 및 체코전력공사 그리고 양국 정부는 신속하게 계약 체결식 준비에 착수했다. 한수원과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CEZ) 산하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EDUⅡ)가 최종 계약서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신규 원전 사업 본계약 체결 일자가 확정됨에 환영의 뜻을 밝히며 “체코 신규원전사업 본계약 체결,성공적인 계약이행과 적기 준공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계약이 체결되면 한수원은 현재 원전 4기를 운영 중인 체코 두코바니 원전 단지에 5·6호기를 새로 건설한다. 체코 정부가 나중에 테멜린 단지 내 원전 3∙4호기 건설 계획을 확정하면 한수원은 이 사업에도 우선협상권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체코 정부가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 지분의 80%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매체들은 체코 정부가 대출 형식으로 사업비용을 일단 충당하고 발주사가 완공 이후 30년에 걸쳐 상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 원전 2기 사업비로 4000억 코루나(26조2000억원)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수원은 2022년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가격 경쟁력과 공사 기간 준수 능력 등을 내세워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전력공사(EDF)를 제치고 지난해 7월 두코바니 원전 2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미국 원전 기술 보유사인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에다 입찰에 탈락한 경쟁사들이 체코 반독점당국에 절차적 문제로 이의를 제기하면서 본계약이 늦어졌다.

 

 이번에 새로 짓는 원전은 2036년쯤부터 차례로 가동될 전망이다. 체코는 화력발전 비중을 줄이는 대신 지난해 기준 40.7%인 원자력 발전 비중을 2050년까지 50%로 늘리기로 하고 두코바니와 테멜린 단지를 합해 원전 4기 추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수원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는 한전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등 한국전력 그룹 계열사와 민간업체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이 참여한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