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대웅제약, 신약 명가로 '우뚝'…"R&D 뚝심 빛났다"

'곰'과 함께한 '우루사'부터 펙수클루까지…"쉼 없는 도전과 혁신"
R&D 성과 봇물…당뇨병 신약 이나보글리플로진 내년 출시 목표
대웅제약, ‘나보타’ 성장엔진 가동…분기 사상 최대 실적

대웅우루사, 복합우루사 한정판 제품. 사진=대웅제약

[세계비즈=김민지 기자] 한 번쯤 TV에서 곰이 등장하는 우루사 광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국민 약’으로 자리매김한 대웅제약의 우루사는 곰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만들었다. 대웅제약이 오랜 시간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품질을 기반으로 끊임없는 변화와 성장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올해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진출 국가에서 10위권에 진입하고, 100개국 이상의 수출 네트워크를 구축,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는 ‘글로벌 2025 비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환경 속에서 대웅제약의 ‘글로벌 2025 비전’ 달성과 매출 성장을 위해 회사의 혁신 동력 결집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11일 대웅제약을 찾아가 그동안의 사업 성과와 전략,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대웅제약 본사 전경. 사진=대웅제약

 

우루사 제품. 사진=대웅제약

지난 1945년 창립된 대웅제약은 탄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제약업계 강자로 우뚝 솟았다.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은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졸업 후 부산에서 ‘선화약국’을 운영하다 지난 1966년 대웅제약의 전신인 ‘대한비타민사’를 인수해 32세의 젊은 나이에 기업 경영을 시작했다. 윤 회장은 대대적인 개혁을 통해 매년 160%가 넘는 급성장을 이뤄냈고, 인수 당시 업계 34위였던 대한비타민사를 1970년 상반기에는 12위까지 끌어 올렸다.

 

대웅제약의 대표 제품이라 할 수 있는 ‘우루사’는 지난 1961년에 탄생했다. 이 제품은 1976년 국내 간장약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넘어서며 기업의 간판 제품이자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대웅제약은 ‘우루사’에 이어 국산 배합신약 종합소화제 ‘베아제정’과 국내 바이오 신약 1호 ‘이지에프’ 개발에 잇따라 성공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왼쪽부터). 사진=대웅제약

현재 대웅제약은 40대 전문경영인 2명으로 ‘투톱 체제’를 구축했다. 전승호 대표와 이창재 대표는 각 1975년생, 1977년생으로 모두 40대다. 전승호 대표이사 사장은 대웅제약 글로벌사업본부를 총괄하며 해외 시장 진출 등의 성과를 인정 받았으며 지난 2018년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이창재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002년 대웅제약에 입사한 이래 전문의약품(ETC) 영업을 시작으로 마케팅 PM, 영업소장을 거쳐 최연소 마케팅 임원으로 승진했다. ETC 영업·마케팅본부장, 경영관리본부장 등을 거쳐 2020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2년 대웅제약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대웅제약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전문성과 차별화 전략이다. 대웅제약은 매년 매출의 약 10% 이상을 신약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R&D에 대한 투자와 노력 덕분에 신약 명가로 거듭나고 있다. 자체 연구 뿐만 아니라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통한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정’. 사진=대웅제약

특히 지난달에는 국산 34호 신약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정’을 국내에 정식 출시했다. 펙수클루정은 지난 2008년 타깃물질 개발 단계부터 연구개발, 임상, 허가, 판매 단계까지 신약개발 전주기를 대웅제약의 자체 기술로 진행한 순수 국산 신약이다. 펙수클루정은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제제로, 기존 PPI(양성자 펌프 억제제) 제제의 단점을 개선해 위산에 의한 활성화 없이 양성자 펌프에 결합해 빠르고 안정적으로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특징을 지녔다. 

 

대웅제약의 신약 파이프라인 중 대표적 과제는 ▲SGLT2 당뇨치료제 ▲PRS 섬유증치료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항암제 등이 있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나보글리플로진은 SGLT-2(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억제 기전의 당뇨병 신약이다. 국내 제약사로는 대웅제약이 최초로 개발 중이다. 이나보글리플로진은 기존 시판 약물 대비 뛰어난 혈당 강하 효과와 안전성을 보유한 약물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대웅제약은 섬유증 치료제 DWN12088도 개발하고 있다. DWN12088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019년 특발성 폐섬유증에 이어 지난해에는 전신피부경화증에 대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를 위해 호주 및 한국에서 진행된 임상 1상에서 내약성과 안전성을 확인했고, 올해 하반기 미국과 한국에서 글로벌 임상 2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오는 2026년에 폐섬유증 치료제 승인과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제제 ‘나보타’ 제품.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은 이 같은 성과 덕분에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올해 1·2분기 연속으로 분기 사상 최고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매출액도 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웅제약의 올 2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2938억원, 영업이익은 33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각각 7.6%, 25.8% 상승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3221억원, 영업이익은 30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ETC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과 자사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수출 급증,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회사의 영업이익과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ETC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205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보툴리눔 톡신제제 나보타는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371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수출은 142억원에서 2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 성장했다. 일반의약품(OTC)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한 34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해열진통제 이지엔6가 전년 대비 45% 성장했으며 간개선 기능제 우루사는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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