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10조' SSG닷컴 뜨자 이커머스 IPO 경쟁 불붙었다

 SSG닷컴이 예상보다 빨리 IPO를 추진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사진=SSG닷컴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신세계그룹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이 예상보다 빨리 기업공개(IPO)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의 IPO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로선 SSG닷컴의 기업가치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빅딜을 둘러싼 증권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지난 13일 KB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JP모건,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CS(크레디트스위스) 등 대형 증권사 IB를 상대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SSG닷컴의 상장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은 최근 이베이코리아를 3조4400억원에 인수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14.8%까지 늘어나 쿠팡을 제치고 이커머스 시장 2위 업체로 올라섰다.

 

올 상반기 SSG닷컴 매출은 68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0% 증가했다. 상반기 29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334억원 손실보다는 적자 폭을 줄였다. 지난해 거래액은 3조9236억원이고 올해는 4조8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SSG닷컴의 기업가치는 9조~10조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쿠팡이 작년 거래액 대비 2.5배 수준의 시가총액을 기록한 것을 고려한 분석이다. 2019년 별도법인으로 설립할 당시 SSG닷컴의 몸값은 3조원 수준으로 인정받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SG닷컴이 IPO 절차를 본격화한 만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며 “거래액 확대를 위한 물류 인프라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진엽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SG닷컴은 그동안 보수적인 성장전략을 탈피해 성장을 중심으로 하는 스탠스로 전환했다”며 “유통산업법 개정안 통과 등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경우 SSG닷컴의 사업확장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SSG닷컴의 경쟁사인 마켓컬리는 상장 후 시가총액이 4조~5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켓컬리는 지난달 복수의 대형 증권사에 상장 계획을 담은 입찰제안요청서를 보냈지만 KB증권만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한 곳으로는 국내 상장이 쉽지 않은 만큼 주관사 선정 일정을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상장 시점이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켓컬리의 지난해 매출은 9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올 상반기에만 결제금액 684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4113억원) 대비 67% 증가했다.

 

신선식품 유통 업체 오아시스마켓의 기업가치는 1조원을 조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 8월 NH투자증권을, 올해 7월 한국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오아시스마켓은 내년 중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수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가 주요 경쟁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앞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강도는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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