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근심 가득한 기업들…‘결합능력’ 길러 조직 이끌어야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얼마 전 IMF는 세계 경제 전망치를 또다시 하향 조정했다. 2020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기존 4월 전망치에서 1.9%포인트 낮춘 -4.9%로 지난 6월에 발표했다. 전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기는 커녕 2차 대유행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더 우울한 전망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은 경제 봉쇄 조치 해체로 경제 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표의 반등보다 지속성 여부에 대한 문제가 더 크다. 코로나19로 인한 잡음이 다시 불거지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제 개발 기대, 추가 부양책 논의 등으로 금융시장의 낙관론이 우세하다.

 

한편 ‘월가의 리더’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는 미국 경제 상황을 “마치 깜깜한 우물 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고 그 깊이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더 우울한 경제 환경이 펼쳐질 것이고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경제 부양책 덕분에 경제 지표들이 왜곡되면서 착시현상을 일으키고 있지만, 코로나19가 미국에 다시 퍼지기 시작하고 경제 봉쇄령이 재개될 때 전례없는 충격에 휩싸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올해 각국의 경제 성장 불확실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상반기에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3분기부터 경제 활동이 재개되리라는 장밋빛 전망이 수그러들고, 경제 재봉쇄가 경제 성장을 재차 짓누를 것이란 비관론도 점차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 기업들의 걱정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전망의 불투명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은 하반기 경영전략을 수립하는데 골머리를 앓는 형국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국내 주요 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하반기 기업환경 설문조사 결과, 올해 하반기 국내 경기 전망은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43.8%)이거나 ‘상반기보다 악화할 것’(42.7%)이라는 답이 다수였했다.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응답은 13.5%에 그쳤다.

 

더욱이 하반기 세계 경제에 대해선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이 상반기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하반기 기업 경영 부담 요인으로 10곳 중 7곳은 코로나19 확산이라고 응답해 코로나19에 대한 부담이 여실히 드러났다.

 

경기 방향성에 대해선 55.2%의 기업이 2분기 저점을 형성한 뒤 완만하게 상승하는 ‘비대칭 U자형 회복’을 점쳤다. ‘L자형 장기침체’를 전망한 기업도 41.7%에 달했으나 급격한 ‘V자형 회복’은 3.1%에 불과했다. 기업들의 하반기 경영계획을 살펴봐도 투자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이 두드러졌다. 하반기 설비투자 규모가 상반기와 동일한 수준일 것이란 기업이 67.8%로 가장 많았고 12.6%는 투자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설비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19.4%였다.

 

코로나19 재확산 조짐 가능성 등으로 경기 침체가 우려되면서 하반기 경영환경도 불투명하고 다양한 불안 요소가 겹쳐 있어 긴 안목으로 경영 계획을 수립하기 힘든 상황이다. 사상초유의 코로나發 경기 침체를 극복하고 하반기 경기 회복 국면으로 안착하려면, 단기 경기부양책과 중장기 성장 잠재력 확충 전략이 혼재된 경제운용방향에서 벗어나 경제 현안들의 우선순위를 선정하고 경제 정책의 로드맵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욱이 경제 선순환 구조의 출발점인 기업 투자 활성화를 통해 고용 및 소비로 이어지는 경기 회복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또 기업은 어려운 환경에서 무엇보다 내실경영을 우선적으로 챙겨야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앞을 내다본다면,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을 습득해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지식과 습득한 지식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결합능력’을 길러 조직의 잠재력을 끌어올릴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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