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승이 만난 금융키맨]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전무 "금(金) 전망 여전히 밝아"

금 사용량·각국 중앙은행 금 매입 증가세…"향후 금값 1900달러 넘을 것"
"수직계열화·거래 투명성 경쟁력…글로벌 사업도 확장 나설 것"

금융산업이 격변기를 맞고 있다. 은행·증권· 보험 등 전통적 방식의 업종 간 칸막이가 무의미해지고  IT기기 발달 등으로 글로벌·디지털화도 급속도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이 같이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금융이 갖는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자금 융통의 효율성과 편리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금융의 본래 가치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파이낸스는 자산관리, 디지털 및 글로벌 전략, 빅데이터, 소비자보호, 핀테크 등 다양한 금융분야에서 활동하는 주요 인물들과의 인터뷰를 [오현승이 만난 금융키맨]을 통해 싣는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과 금융 관련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금융산업의 발전 방향도 함께 조망해본다. <편집자주>

 

[세계파이낸스 오현승 기자] "인류가 지구 상에 존재하는 한 금(金)의 가치는 영원할 것이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쓰리엠(한국금거래소) 전무는 금의 가치를 이 같이 정의했다. 실제로 금은 장신구 수요나 투자수단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산업용 소재로서도 그 쓰임새가 적지 않다. 

 

송 전무는 각 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증가세, 금 사용량 증가, 미국 금리 하락세 등을 근거로 향후 금값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향후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직거래를 확대하고 홍콩, 싱가포르 등 글로벌 비즈니스(해외사업)를 강화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기자는 지난 13일 서울 돈화문로 한국금거래소 본사에서 송 전무를 만나 한국금거래소의 사업현황 및 사업계획에 대해 인터뷰하고 향후 금값 전망 등을 살펴봤다.

 

◇엔지니어 출신 영업통…한국금거래소 강점은 '수직계열화'

 

송 전무는 1989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 2004년 삼성코닝을 거쳐 2006년엔 LS니꼬동제련 자회사 토리컴에서 귀금속 생산팀장과 귀금속 영업팀장을 지냈다. 한국금거래소로 옮기기 전엔 2년 연속 두 배 이상(전년 대비)의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 지난 2012년 한국금거래소에 입사해 상무이사로서 영업부를 이끌었다.

 

한국금거래소는 대표브랜드 '순금나라'를 비롯해 결혼예물 전문 '골드쉘'로 브랜드를 확장한 후 최근엔 다이아몬드 등에 특화된 고급 주얼리 브랜드 '엠브로(Mbro)'를 론칭했다. 지난 2017년엔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2005년 7월 창업 당시 7명이었던 직원수는 100여 명까지 늘었다. 현재 직영점 5곳, 가맹점 62개점을 두고 있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전무(사진)는 디자인, 금형, 제조, 판매 등의 분야를 수익계열화한 점이 한국금거래소의 핵심 경쟁요인이라고 자평했다. 송 전무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아시아 내 금융중심지에서 글로벌 비즈니스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송 전무는 한국금거래소의 강점으로 수직계열화를 통한 가격 경쟁력을 꼽았다. 그는 "금이나 주얼리 등을 취급하는 곳 중에선 디자인, 금형, 제조, 판매 등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회사가 많다"면서도 "이들은 각 회사마다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인 반면 한국금거래소는 해당 프로세스를 한 회사 내에서 담당한다는 점에서 가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3년 1월부터 금융권 거래를 시작한 것도 이 같은 자신감이 반영된 결정이었다.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를 위탁판매하는 채널도 늘었다. 위탁판매처는 현재 은행, 저축은행 및 증권사 42곳, 이커머스 30여 곳에 이른다. 현재 매출 비중은 귀금속 도매 및 유통이 60%로 가장 비중이 높고, 금융권 위탁판매, 이커머스 등의 매출 비중은 약 30% 수준이다. 

 

◇'금=투자자산' 인식 커져…"금값 추가 상승 가능성"

 

한국금거래소가 금융권 등에서 위탁판매를 시작한 건 소비자들에게 투자상품으로서의 금의 가치를 인식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송 전무는 설명한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현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2011년 7월 귀금속 및 그 가공제품에 대한 순도규정을 제정해 고시했다. 규정엔 '24K 순금이라는 표기를 하려면 순도 99.99%이상이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금거래소는 이 보다 앞선 시점부터 24K 순금제품엔 순도 99.99%이상인 골드바만 취급해왔다. 송 전무는 "금 실물투자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훗날 금을 되팔 때 제값을 받고자하는 심리가 크다"며 "자연스레 신뢰할 만한 고순도 골드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국금거래소는 금을 사고 팔 때마다 100% 환헷지를 통해 리스크(위험 요소)도 제거한다. 금가격 변동 가능성에 대비해 환리스크 노출액을 헷지하는 것이다. 약 0.1%수준의 헷지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게 송 전무의 설명. 이렇게 하면 금값이 폭락하더라도 소비자에게 금 제품을 평소처럼 판매할수 있고 반대로 폭등하더라도 문제없이 재매입이 가능해진다. 금거래소는 지난 2011년엔 한국거래소로부터 환리스크 관리 우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송 전무는 "금 거래량을 노출하더라도 리스크를 '제로'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하에 모든 거래에 헷지를 건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러한 내부 방침엔 납세 및 음성거래 방지 등 투명성 측면의 자신감도 담겨 있다.

 

향후 금값은 전고점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국제금값은 최근 온스당 1500달러 수준까지 상승한 상태다. 연초 대비 15%가량 오른 수준이다. 앞으로 금값 수준은 지난 2011년 수준(온스당 1900달러)를 넘어설 거라는 게 송 전무의 판단이다. 

 

"국가별 금 매장량은 5만 1000t(재생금 포함 시 7만 7000t) 정도로 추정되는데 지난 2017년 장신구용·투자용·산업용 금소비량이 3890t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20년 내 금은 고갈된다. 게다가 글로걸 경기둔화 우려에 지난해 각 국 중앙은행은 651.5t의 금을 매입했다. 1967년 이후 최대규모다. 미중무역분쟁 장기화, 달러 가치 하락 전망 등을 고려하면 금값의 상승은 지속될 것이다."

 

송 전무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아시아 내 금융중심지에서 글로벌 비즈니스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현지에서 금을 사고 팔아야 거래 기술을 배울 수 있지 않겠나. 수출규모를 늘려 외화획득에도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판매 측면에선 영상을 활용한 대(對)고객 직접 판매를 강화할 방침이다.

 

본사 10층에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를 두고 사내 영상팀을 꾸린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방송을 통한 쌍방향 소통을 통해 즉각적 제품디자인 수정 등 고객과의 피드백을 강화할 계획이다.

 

향후 3년 내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송 전무는 "ERP구축 등 IPO를 위한 프로세스를 차근차근 밟아나가고 있다"며 "금, 은, 귀금속을 전문으로 하는 한국금거래소의 가치가 시장에서도 인정받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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