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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현재 ‘신한금융-토스’ 컨소시엄과 ‘하나금융-SKT-키움증권’ 컨소시엄의 참가가 확정적인 가운데 두 곳 모두 인가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양 컨소시엄은 온라인금융 노하우와 넓은 네트워크를 기반삼아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다만 이미 관련 시장을 장악한 카카오뱅크와의 경쟁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토스 1100만.SKT 3000만 가입자 ‘강점’
8일 관련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당국은 오는 26~27일 신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인가 심사에는 두 달 가량 걸리므로 예비인가는 5월쯤에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신한금융-토스’ 컨소시엄과 ‘하나금융-SKT-키움증권’ 컨소시엄의 참가는 확정적이다. 그밖에 경쟁자는 보이지 않으며 당국은 최대 2곳까지 인가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그룹은 국내 최대 핀테크업체인 비바리퍼블리카와 손을 잡았다. 비바리퍼블리카는 대표적인 간편송금 서비스인 토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미 누적 송금액 10조원을 돌파했으며 계좌 통합조회, 신용 조회, CMA 연계 계좌, 체크카드, 펀드, 부동산 소액투자, 소액대출 등으로도 사업을 확장 중이다.
토스 가입자 수는 1100만명에 달해 향후 인터넷은행 설립 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신한금융이 예적금, 대출 등의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금융 노하우를 제공한다.
지분 참여는 토스가 1대 주주로서 34%, 신한금융이 2대 주주로서 15% 가량이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SKT-키움증권’ 컨소시엄은 역할 분담이 뚜렷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우선 키움증권은 국내 최초의 온라인 증권사로 온라인 비즈니스에 매우 뛰어나다. 14년째 주식시장 거래대금 기준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으며 비대면 계좌 개설 수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한다.
키움증권이 온라인 비즈니스 노하우를, 하나금융그룹이 금융 노하우를 각각 제공한다면 SK텔레콤은 네트워크 기반을 담당한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은 가입자 수만 3000만명에 달해 마케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분율은 키움증권을 중심으로 3사의 지분이 약 5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추가로 지분 참여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양 컨소시엄에 참여할 투자자로는 금융권에서 우선 현대해상, 교보생명 등이 꼽힌다.
비금융권에서는 배달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 전자상거래 기업 위메프, CU 편의점을 경영 중인 BGF리테일 등이 거론된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컨소시엄 참여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양 컨소시엄은 인터넷은행에서 독자적인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토스의 사업 모델은 집적된 개인 신용정보 플랫폼과 이를 바탕으로 한 금융 서비스 중개 및 빅데이터 분석 업무까지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권 전 영역에 걸쳐 데이터를 확보해 맞춤형 대출 상품 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은행권과 차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SKT가 보유하고 있는 11번가 플랫폼을 활용한 오픈 마켓 판매자 대출을 포함한 대출 시장에서의 확장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본 조달 문제. 후발주자 약점 등 해결해야
다만 양 컨소시엄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 컨소시엄이 1대 주주로 나서야 할 비바리퍼블리카와 키움증권이 거액의 투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세대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경우 초기 자본금은 각각 2500억원, 3000억원이었다.
새로운 투자자를 모집한다고 해도 일단 비바리퍼블리카와 키움증권부터 KT나 카카오 못지않은 자금을 투자해야 자본 조달이 순조롭게 풀릴 수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인터넷은행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와 같은 개인신용대출 시장을 공략할 경우 더 많은 규모의 자본이 필요할 것"이라며 "컨소시엄의 주축인 비바리퍼블리카나 키움증권이 막대한 자금을 집행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높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뱅크보다 네트워크 기반이 약하고 후발주자란 점도 약점이다. 토스의 가입자 수는 1100만명, SK텔레콤은 3000만명이지만 카카오톡(4200만명)에는 미치지 못한다.
특히 인가 후 새로운 인터넷은행이 실제로 영업을 개시하는 시기는 빨라야 내년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2017년 7월)보다 3년 가까이 늦은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로운 인터넷은행의 출범이 너무 늦어졌다”며 "1년 정도만 빨리 출범했더라도 새로운 경쟁구도가 펼쳐졌겠지만 현재로서는 카카오뱅크를 따라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토스는 잠재 유저 풀 규모에서 카카오톡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SK텔레콤도 의결권 제한 때문에 지분 10% 이상 소유가 어려워 카카오뱅크 대비 경쟁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로운 인터넷은행이 카카오뱅크와 경쟁하려면 기존의 개인신용대출 위주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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