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요?] 신한카드 '페이판', 결제혁명 주도할 디지털플랫폼 될까

맞춤형 혜택 제공하는 '초개인화'에 중점…고객 일상 촘촘히 파고든다
금융권 디지털플랫폼 경쟁 속 살아남기가 관건…"지속적인 고도화 추진"

 

하루에도 수많은 제품들이 쏟아지고 갖가지 서비스가 등장합니다. 정부 정책도 연일 발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소비자와 국민들을 겨냥한 이들 제품과 서비스, 정책이 정말 유용하고 의미가 있는 것인지 정확히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세계파이낸스는 기존 사용후기식 제품 비교에서 벗어나 제3자 입장에서 냉정하게 분석하고 평가해보는 새로운 형태의 리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수동적인 입장이 아니라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입장의 [그래서요?] 시리즈를 통해 제품·서비스·정책의 실효성과 문제점 등을 심층 진단합니다. <편집자주>

[세계파이낸스=이정화 기자] 디지털플랫폼 출시는 전 금융권의 화두입니다. 은행권뿐 아니라 카드사, 저축은행까지 디지털플랫폼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권은 디지털플랫폼에서 소비자의 수요를 고객 본인보다도 먼저 알아차리고 제안한다는 개념의 '초개인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별 고객의 소비 패턴을 파악하고 주변 맛집이나 카페 쇼핑몰 등을 추천해 주는 것이 초개인화 서비스의 일종입니다.

신한카드가 2016년 4월 자사 앱카드 명칭을 바꾸며 새롭게 내놓은 '페이판(PayFAN)'의 지향점도 앱카드 기능을 뛰어 넘는 디지털플랫폼에 있습니다. 신한카드 역시 페이판의 정체성을 초개인화에서 찾았습니다. 초개인화에 기반한 단 하나의 디지털 플랫폼, 즉 페이판에서 고객의 모든 소비생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결국 결제의 형태나 도구만 달라질 뿐 행위자체는 변하지 않는다는 신한카드의 생각이 '페이판'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실제로 '페이판'이 단순 앱카드를 넘어 새로운 결제혁명을 어떻게 주도할 디지털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살펴봤습니다.

◇ 결제 순간마다 다양한 정보 제공…고객과의 '실시간 연결' 노린다

페이판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는 신한카드를 발급받지 않은 고객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가 많다는 점입니다.

우선 신한카드 없이 직접 페이판에 가입해봤습니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입력 후 휴대폰 인증만 받으면 바로 가입이 가능합니다.

신용카드사들이 지난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출시하기 시작한 중금리대출 상품을 이용해보기로 했습니다. My금융 메뉴에서 신한카드의 중금리대출 상품인 'MF일반대출'을 탭하니 '조건에 맞으면 신한카드가 없어도 OK!'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5분만에 바로 지급한다는 표시도 있습니다. 한도조회 및 신청 버튼을 누르면 자신의 한도를 확인한 후 대출상품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신한카드가 없는 고객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중 가장 강력한 것은 '판머니' 입니다. 판머니는 선불 전자지갑 서비스로 돈을 충전해 놓으면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신용카드처럼 자유롭게 결제할 수 있고 개인 간 송금, 충전금액 선물, 더치페이 서비스 등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판머니 서비스는 온·오프라인 결제 및 비회원 고객을 위한 편의성 제고 등 디지털 범용성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밖에 페이판에서는 신차·중고차 할부금융 등의 금융상품도 신한카드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신한카드 페이판 앱 구동 모습. 사진=신한카드


신한카드 고객이라면 더 많은 금융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페이판은 시중에 출시된 모든 결제 방식을 총 망라합니다.페이판에는 단순 카드 결제내역 확인 뿐만 아니라 △QR코드 스캔 △결제코드 입력 △바코드·QR코드 생성 △NFC △삼성페이 △TAXI페이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제로페이까지 각종 페이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데다 어지럽게 널려 있는 바코드나 NFC 등 여러 형태의 결제 방식을 페이판 한 곳에 모아 고객들이 페이판 하나만으로 다양한 결제방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여기에는 신한카드의 '결제'에 대한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고객이 상품·서비스를 구매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결제시점은 바로 신한카드가 고객과 접촉할 수 있는 순간으로 월 3억건 이상의 접촉점으로 연결된다는 겁니다. 2200만 회원을 보유한 1위 카드사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특히 신한카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신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툴이 시장에 넘쳐나고 있지만 결제를 중심으로 한 고객과의 만남은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어떤 형태든 신한카드의 페이판에서 모두 흡수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페이판의 '유용한 서비스'에는 말그대로 고객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담겨있습니다. 운세부터 택배접수, 렌트카 예약, 기차 예매, 해외 여행과 관련한 숙소예약까지 고객 생활에 맞춘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신한카드는 이런 서비스를 한 앱에서 편리하게 제공하는 동시에 신한카드 결제를 자연스럽게 유도해 신한카드와 고객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 금융플랫폼 난무…차별성이 관건

페이판의 한계는 페이판 앱 자체에 있다기 보다 페이판에 대한 접근성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페이판은 결제서비스부터 고객 생활 패턴에 맞춘 다양한 서비스 제공까지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촘촘하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페이판을 통해 온·오프라인 결제가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신기술을 활용한 결제 수단이 지속적으로 강화되면서 고객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신한 페이판. 사진=신한카드


문제는 이런 디지털플랫폼에 대한 접근성입니다. 신한카드는 2200만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명실상부 1위 카드사지만 고객들이 단순 카드거래내역 조회를 넘어 이런 서비스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면 더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판머니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 확대도 절실해보입니다. 판머니는 신한카드 고객이 아니어도 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전자지갑 서비스지만 아직까지 이용 가능한 가맹점은 홈플러스, GS25, CU 등에 불과합니다.

신한카드는 페이판이 앱카드로 출시됐던 2013년부터 페이판에 대한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향후 고객상담 기능과 개인화 기반 각종 혜택 등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고객의 결제 수단은 형태를 띄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듯 결제 경험이 이루어지도록 발전할 것 입니다. 다른 IT업권의 금융권 경쟁 참여가 확대되더라도 기본적 신용 여신 기능을 명확하게 가진 페이판은 지급결제 수단이 발전할수록 고유의 영역을 확고하게 가져갈 것으로 판단됩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여기에 마이샵 등 가맹점 참여 오퍼와 혜택 등이 결합해 더 편리하고 확장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발전 영역은 더 다양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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