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마케팅 바람 부는데…카드사는 '잠잠'

유통가·극장가·시중은행 수능 고객 잡기 위한 총력전
카드사는 우리카드가 유일…"마케팅 효과 크지 않아"

 

[세계파이낸스=이정화 기자] 지난 15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유통 등 여러 업종에서 활발한 수능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카드사는 잠잠하다.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이 대부분 청소년으로 신용카드 발급이 불가능해 마땅히 진행할 만한 이벤트가 없는 데다 금융당국의 일회성 마케팅 비용 감축 압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7개 전업계 카드사중 수능 관련 마케팅을 진행하는 곳은 우리카드가 유일하다.

우리카드는 수능 당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1998년~2001년생 중 우리체크카드 발급 고객을 대상으로 GS25 편의점에서 모바일쿠폰 3000원권을 증정해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우리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사들은 특별히 수능 이벤트를 진행하는 곳이 없다.

이는 타 업권과 완전히 대비되는 행보다. 극장가·유통가는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을 잡기 위해 큰 폭의 할인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시중은행들도 미래 잠재고객을 위해 포인트 적립, 커피상품권 증정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카드사들은 지난해부터 수능 마케팅을 축소하고 있다.

2016년만 해도 KB국민카드는 결제 금액 30만원을 넘으면 추첨을 통해 등록금을 지원하고 수험생에게는 미용·외식업종에서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하나카드는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문화 공연과 휴식 시설을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카드사의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수험생들이 대부분 청소년으로 신용카드 발급이 어렵다는 점 때문에 마케팅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카드사들이 마케팅을 접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금융당국이 일회성 마케팅 비용 감축을 요구하면서 카드사들이 더 발을 빼는 모습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사는 체크카드 발급 비중이 높아 수능 마케팅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만 기업계 카드사의 경우 수수료율이 0.7%에 불과한 체크카드에 대한 마케팅을 진행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때문에 명절, 졸업·입학 시즌 등 다른 계절성 이벤트에 비해 수능 마케팅은 비교적 규모가 작다"고 말했다.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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