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업자 106만 명…외환위기 이후 처음 100만 넘어

고용률도 악화, 2010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 기록

게티이미지뱅크

[세계파이낸스=오현승 기자] 올해 3분기 실업자 수가 3분기 기준으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분기 기준 고용률 하락폭도 8년여 만에 가장 컸다.

14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3분기 월평균 실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0만 2000명 증가한 106만 5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99년 133만 2000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실업자수가 3분기 기준으로 100만 명을 넘어선 것도 19년 만에 처음이다.
 
3분기에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분기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적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면 모두 1분기나 2분기였다. 통상 실업자는 취업 시즌인 1·2분기에 늘다가 구직시장에 뛰어드는 경제활동인구 자체가 줄면서 3분기 이후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업자가 늘면서 3분기 실업률은 3.8%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0.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실업률 상승폭은 2014년 4분기(0.4%포인트) 이후 15분기 만에 가장 크다.

올해 들어선 실업률과 함께 고용률도 함께 악화하는 양상이다. 인구에 비해 취업자 증가 속도가 느리거나, 감소 속도가 빠르다는 뜻이다. 3분기 고용률은 61.1%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10년 1분기(-0.5%포인트)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3분기 고용 지표가 악화하면서 올해 연간 지표도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올 들어 9월까지 취업자 수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 폭은 10만 1000명에 그쳤다. 이는 금융위기 여파로 10만 8000명이 줄어든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월평균 실업자 역시 111만 7000명으로 이 기준으로 통계를 잡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많다.

정부는 최근 5000명의 체험형 인턴을 추가로 채용하기로 밝혔다. 이들은 모두 채용 기간이 5개월 이하인 단기 일자리다. 청년층은 인턴 경험을 통해 취업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우수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미·중무역갈등,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 대외 악재에 더해 조선·자동차 등 주력 제조업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일자리 지표가 나아질 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이달 중 단기 일자리 대책을 포함해 투자 확대, 세제 지원 등을 망라한 일자리 대책도 발표할 계획이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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