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환율조작" 트럼프 발언에 세계가 화들짝…우리 대응은?

출처=백악관 사이트
'중국은 위안화 강세를 용인하라.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도 중국과 협상에 임하는 나에게 힘을 보태라'

이런 취지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세계가 화들짝 놀라고 있다.

오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잭슨홀 심포지엄에서의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설을 기다리던 각국 중앙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은 이제 트럼프가 촉발한 더 큰 변수에 주목하고 있다.

21일 글로벌 금융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증시와 외환시장이 급등락하는 등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위안화를 거론하는 트럼프의 전략은 무엇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밝힌 속내는 매우 간단하다. 중국에 관세폭탄을 퍼 부었는데 중국이 이를 환율로 교묘하게 피해간다는 것이다.

중국의 환율은 통화바스켓을 기반으로 환율을 조정하는 관리변동환율제로 결정된다. 완전히 시장에 맡겨두는 것은 아니기에 환율조작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비난받기도 한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위안화 환율을 거론한 시점이다. 중국과 무역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차관급 협의을 앞두고 있는 만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과거 일본이 미국과 맺었던 굴욕적인 플라자합의와 같은 환율조정이 있을 것 아닌가 하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협상을 통해 플라자합의와 같은 협의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새로운 경제 질서를 가져오는 것이어서 그 여파는 매우 크다. 위안화가 강해지면 당장은 중국 수출에 타격이 올 것이고 과거 일본과 같은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 내수는 물론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더욱이 위안화가 강해지면 기축통화로서 지위에 올라설 가능성이 커진다. 중국이 과거 일본보다는 경제활동의 저변이 훨씬 넓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꼭 바라는 그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중 차관협의에서 중국으로부터 무언가 더 큰 양보를 받아내려는 한 방이라고 보는 것이 유력해 보인다.

◇ 달라지는 미국 기준 금리 전망과 우리의 대응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기준금리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그 두 번의 발언 모두 취지가 같다. '무역전쟁의 와중에 있는데 중앙은행이 꼭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냐'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번 그의 발언 이후 연준은 인상이 유력했던 8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그러면서도 9월에는 반드시 인상하겠다는 시그널을 보냈다. 오는 24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파월 의장의 연설도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질 것으로 시장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런 와중에 만약 9월에도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다면 이젠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도마에 오르게 된다. 연준의 정체성에 대해 안팎으로 의구심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 만큼 9월 기준금리는 인상하되 통화정책의 정상화에 어느 정도 손을 볼 것으로 관측된다.

예컨대 9월 인상 이후 연말까지 더 이상 기준금리에 손을 대지 않는다거나 내년도까지 통화정책에서 완화적 기조를 더 가져간다는 식의 스탠스를 보일 수도 있다.

매파적 분위기가 감돌았던 연준이 비둘기로 돌아선다면 우리나라의 통화정책도 심사숙고해야 할 시점이 될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 동결을 고수해서 내외금리차를 계속 감내할 것인지 아니면 여러 가지 부담을 갖더라도 올려서 외부로부터 리스크를 막을 것인지를 놓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하게 됐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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