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로 변한 연준 스탠스…성명서 내용을 보니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3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후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연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서에는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미국 경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표현돼 있다. 점도표의 경우 사실상 연내 4번의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을 정도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점진적인 스탠스를 강조하는 분위기다.

14일 외신 등에 따르면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이번달 성명서는 지난달과 비교해 고용과 가계소비, 기업투자, 인플레 등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FOMC는 먼저 고용이 강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경제활동 전반이 견조한(solid)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달의 완화된(moderate)이라는 표현보다 강화된 것이다.

가계소비도 완화되었다(moderated)는 표현에서 회복됐다(pick up)는 단어로 교체됐다.

인플레에 대해서는 'Market-based measures of inflation compensation remain low; survey-based measures'라는 우회적인 표현을 아예 삭제하고 'Indicators'로 대체했다. 인플레가 2%에 확실하게 근접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FOMC는 이 같은 경제판단을 바탕으로 추진할 통화정책방향에 대해 소극적인 의미의 '조정(adjustments)'이라는 표현을 빼고 '인상(increases)'으로 아예 바꿨다.

이런 분위기 속에 연준이 통화정책회의 직후에 공개된 점도표(dot plot)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겠다는 시그널을 보냈다. 점도표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개개인의 금리인상 스케줄을 분포도로 정리한 일종의 설문조사다.

연준 위원 15명 가운데 8명이 4차례 인상을 예상해 지난 3월의 7명에서 1명이 늘어났다. 나머지 5명이 3차례, 2명은 2차례 인상을 각각 내다봤다.

이처럼 매파적으로 변화하는 연준 분위기 속에서도 파월 의장은 '점진적 인상 기조'를 거듭 강조하면서 "너무 빠르거나 느린 금리 변화는 나쁜 결과를 낳는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파월 의장의 멘트는 그가 경제학자 출신이 아니어서 보다 실용적 차원에서 경제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과거 연준이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행했던 많은 결정이 좋지 않은 결과를 빚어냈기 때문에 파월 의장의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이 오히려 더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 경제지표나 그에 대한 연준의 판단 모두 금리 인상이 강하게 추진되는 방향을 가르키고 있어 파월 의장의 조율이 어떻게 작용할지도 주목된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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