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조' 항공기시장 열린다…KF-X사업 본격화

40조 KF-X 입찰공고 곧 실시…KAI, 선정확실
30조 규모 민수·소형무장헬기도 조만간 진행
군수독점 KAI 수혜…125주 최고가 기록도

사진=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70조원 규모의 거대한 항공기시장이 열린다.

총 40조원 규모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KF-X)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KF-X 체계개발 업체를 선정하는 입찰공고가 이달 말 있을 예정이다. 여기에 약 30조원에 이르는 민수 및 소형무장헬기 사업도 조만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으로 시제기 4대를 제조하는 KF-X 사업의 체계개발 업체를 선택하기 위한 입찰공고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한국항공우주(KAI)가 KF-X 체계개발 업체로 뽑힐 확률은 99%로 거의 확실시된다.

이로써 총예산 40조원이 투입되는 KF-X 사업이 본격화된다. 지난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 처음 계획이 마련된 이후 경제성과 타당성 문제로 우여곡절을 겪었던 이 대규모 프로젝트는 13년 만에 마침내 첫 삽을 뜨게 됐다.

30조원 규모의 민수 및 소형무장헬기 사업도 빠른 시일 내에 추진될 것으로 보여 70조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 새롭게 탄생한다. 이 역시 국내 군수부문을 독점하고 있는 KAI가 따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특수가 예상되면서 고평가 논란에도 KAI 주가는 지난 3일을 기준으로 2012년 2월 이후 125주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KAI는 최소 5개 전문법인이 합쳐진 단일 회사라고 인식할 수 있으나, 하나의 회사가 아니라 거대한 미래 산업”이라며 “구경제가 사양 산업으로 추락하고 있는 이때 모두가 추구해야할 핵심 산업이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의 경우 전투기·헬리콥터·민항기 기계부품, 항공정비(MRO) 및 성과기반군수지원(PBL), 발사체·인공위성 등 각 부문을 전문적으로 영위하는 회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산업의 성장세가 정체를 빚는 데다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신성장동력으로 고부가가치 고도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항공 산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보잉(Boeing)사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Commercial Market Outlook)에 따르면 향후 20년간 세계 민항기 시장은 5조2000억달러(원화 5200조원)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부터 2033년까지 세계 민항기 수요는 3만6770대로 추산돼 매년 260조원 규모의 시장이 새로 생긴다는 예측이다.

지난해 보잉사는 앞으로 20년 동안 3만5280대(4조7600억달러)의 신규 항공기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본 바 있는데, 이를 다시 상향 조정한 것이다.

순수 항공기 기체부품 시장규모도 오는 2020년 이후 해마다 130조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며, 항공기 전체 시장규의 50%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KAI의 역할이 점차 커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지난해 KAI의 기체부품 매출액은 7313억원으로 세계 시장점유율이 2% 이하였다. 하지만 2020년까지 기체부품 시장의 확장과 KAI의 점유율 상승으로 기체부품 세계 시장점유율은 5%로 급상승할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경상남도 사천에 위치한 KAI의 ‘A350 윙립(Wing Rib) 자동화공장’과 ‘A320 WBP 전용공장’이 본격적으로 양산을 개시한다.

특히 KAI는 지난달 29일 일본 후지중공업(FHI)과 민항기부품 수주 본계약을 체결했다. FHI와 맺은 B787 Sec.11 공급물량 본계약의 계약금액은 2943억원이다.

B787 기종은 보잉의 대형 민항기로 ‘드림라이너’라고도 하며 길이는 60m, 폭 57m, 높이 17m로 290~330명의 승객 탑승이 가능하다.

이는 KAI의 기술 수준이 높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 최신 기종의 기체부품 공급으로 추가적인 수주도 가능한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KAI는 7조원의 민항기 부품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나 보잉과 에어버스가 내년에 대규모 발주를 할 경우 양적 성장을 보여줄 것”이라며 “10% 중반대 영업이익률을 보여준 지금까지의 실적과 자동화공장 가동에 따른 수율 향상이 지난해 연말부터 주가를 끌어올린 동인이다”고 분석했다.

박일경 기자 ik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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