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한 대외 악재가 많았던 올 상반기, 국내·외주식형 펀드의 성적은 낙제점을 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엔저 우려와 미국의 양적완화(QE) 조기종료라는 악재에 중국발(發)우려까지 더해지며 국내증시가 줄곧 하락세를 보인 탓에 국내주식형 펀드가 부진했고, 해외주식형 펀드 또한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과 미국의 양적완화 지속 여부 등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심한 가운데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 엔저에 美 양적완화까지,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
상반기 국내증시는 엔화 약세와 미국 양적완화 조기종료라는 굵직한 두 가지 악재에 급락세를 보였다. 최근에는 중국발(發) 우려까지 더해지며 금융시장 전반이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 또한 급감했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6.56% 하락했다. 다만, 눈에 띄는 점은 외국인 중심의 매도 물량 증가로 대형주 비중이 높은 펀드들의 성과가 부진했지만, 중소형주펀드는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실제로 코스피 대형주 위주로 구성된 코스피200인덱스 펀드는 -8.31%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코스닥 및 중소형주 강세로 중소형주식펀드와 배당주식펀드는 각각 3.30%, 2.54%의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6개월 이상인 396개 국내주식형펀드 중 46개 펀드만 플러스 성과를 냈다. 지수가 부진한 가운데 코스닥, 중소형주, 배당주가 선방하면서 해당 종목 편입비중이 높은 펀드들이 상반기 성과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중 가치주 투자 펀드인 ‘신영밸류우선주자(주식)종류A’펀드가 17.99%의 수익률로 상반기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고, ‘신영밸류고배당(주식)C’, ‘한국밸류10년투자장기주택마련1(주식)(C)’ 등 그 외 가치주 관련 펀드들도 10%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하며 가치주 펀드들이 선방했다. 뿐만 아니라 중소형지수 상승 속 ‘KB중소형주포커스자(주식)A Class’펀드도 6.93%의 우수한 성과를 냈다.
반면, ‘삼성KODEX에너지화학상장지수[주식]’펀드가 -22.78%, ‘삼성KODEX조선주상장지수펀드[주식]’이 -16.67%의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화학 및 조선 등의 업종의 부진 속에 관련 ETF펀드들의 수익률이 부진했다.
◆ 일본주식펀드 ‘웃고’, BRICs펀드 ‘울고’
해외주식형 펀드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글로벌 증시 불안 속 상반기 해외주식형펀드 수익률은 지난달 G2발(發) 악재에 급락했다. 올 상반기 동안 해외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6.65%를 기록했다.
신흥4개국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펀드가 부진했고, 북미와 일본 펀드는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일본주식펀드는 상반기에 27.16%의 수익률로 해외주식형 펀드 중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고, 북미주식펀드도 14.5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중국주식펀드는 1분기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발표와 2분기 HSBC 제조업 PMI 잠정치 부진 등의 여파로 -8.22%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고, 인도주식펀드와 브라질주식펀드도 각각 -7.94%, -14.91%로 부진했다.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6개월 이상인 146개 해외주식펀드 중 65개 펀드만이 상반기 동안 플러스 성과를 보였다.
‘한화재팬코리아1[주식]종류A’펀드가 31.24%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해외주식펀드 중 최고의 수익률을 나타냈고, 이외 ‘신한BNPP Tops일본대표기업자1(H)[주식](종류A1)’펀드가 30.04%, ‘KB스타재팬인덱스(주식-파생)A’펀드가 29.82%를 기록하며 일본주식펀드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더불어 금융섹터펀드인 ‘한국투자월스트리트투자은행1(주식)(A)’펀드도 20.96%의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국제 금시세 및 에너지 가격 폭락으로 관련 펀드인 ‘신한BNPP골드1[주식](종류A)’펀드가 -40.11%로 크게 부진했고, ‘산은삼바브라질 자[주식]A’펀드 -17.51%, ‘IBK인디아인프라A[주식]펀드가 -19.12% 등 BRICs국가 펀드들이 20% 전후의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 중소형주펀드 당분간 상승세…하반기 변수도 고려
이러한 가운데 당분간 국내주식형 펀드는 가치주와 중소형주 펀드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해외주식형 펀드는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는 만큼 변동세가 예상되고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국내는 물론 글로벌 증시의 불안감이 잔존하는 만큼 위험을 줄이기 위한 대응전략으로 중소형 가치주 중심의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말했고,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상반기 수익률이 좋았던 중소형주 및 가치주의 상승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외주식형 펀드와 관련해서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도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변곡점 안에 있다”며 “상반기에 좋았던 펀드가 계속 연결해서 좋을 지, 아니면 부진했던 펀드가 개선될 지는 이달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일본 참의원선거 등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는 만큼 변동성이 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도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완화는 됐지만 아직 불안감이 존재해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태도를 예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밖에도 해외주식형 펀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일본과 유럽의 변수도 일부분 존재해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준상 세계파이낸스 기자 kjs@segye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