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브라질 찾은 구광모, 에너지 인프라·글로벌 사우스 공략 온 힘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사업기반 확보 주문
미국 이어 브라질 LG전자 생산법인 등 방문

지난달 30일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ESS SI 전문 자회사 버테크를 방문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 첫 번째)이 ESS 배터리팩에 들어가는 파우치형 배터리셀을 살펴보고 있다. LG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과 브라질을 연이어 방문해 인공지능(AI) 시대를 뒷받침할 인프라인 에너지와 신흥 시장인 글로벌 사우스를 축으로 한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했다.

 

 구 회장은 지난달 30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웨스트보로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의 ESS SI 전문 자회사 버테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ESS 배터리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고객에게 부가가치가 높은 통합 솔루션 역량을 높여 시장을 선도하는 압도적 지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떤 외부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기반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등 미래 배터리 수요가 급격히 확대되는 국면에서 사업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 역량이 중요 경쟁력이 될 거란 의미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터리는 미래 국가 핵심 산업이자, 그룹 주력 사업으로 반드시 성장시킬 것”이라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같은해 6월엔 인도네시아 소재 LG-현대자동차 합작법인 HLI그린파워 사업장에서 “캐즘을 돌파하기 위해선 연대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구 회장은 에너지 인프라 분야의 시장 주도권을 선제적으로 확보해달라고 주문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실제로 ESS 시장은 AI 데이터센터 확산, 산업 전동화, 재생에너지 확대 등에 따라 빠르게 성장 중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같은 고성능 컴퓨팅 환경에서는 ESS가 단순 저장기능을 넘어 전력 부하 최적화와 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한 중요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지난해 약 300GWh에서 2030년 750GWh 규모로 2.5배 가까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LG는 이 같은 시장 상황을 빠르게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ESS 주류로 부상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적기에 도입했으며, 북미 수요 급증에 맞춰 현지 생산 거점 5곳을 ESS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현재 북미에서 ESS 배터리를 생산해 공급하는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버테크와의 시너지도 강화하고 있다. 버테크는 ESS 사업의 핵심 역량인 설계, 설치, 유지·보수와 소프트웨어 기반 운영 관리를 아우르는 시스템 통합 역량을 갖추고 있다. LG의 ESS를 선택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배터리 공급부터 설치, 사후 관리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버테크는 LG에너지솔루션이 2022년 2월 ‘NEC 에너지솔루션’을 인수해 설립한 법인이다.

 

 구 회장은 미국 방문 일정 후 글로벌 사우스의 한 축인 브라질로 이동했다. 그는 LG전자 마나우스 생산법인과 현지 유통 매장을 찾아 중남미 시장 전략을 논의했다. LG전자가 브라질 남부 파라나주에 구축 중인 냉장고 신공장은 높은 수입 규제와 관세 장벽을 극복하고 중남미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기지로 올해 7월부터 본격 가동된다. 이는 보호무역주의가 강한 시장 특성에 맞춰 브라질 내수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물류 효율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2월 인도, 6월 인도네시아에 이어 이번 브라질을 방문하며 합계 인구 20억 명에 달하는 글로벌 사우스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