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 비만약’ 쏟아진다… K-제약사 vs 글로벌 빅파마 ‘빅뱅’

-한미·케어젠 등 국산 비만약 임상 성과·출시 준비
-릴리·노보 신제품 앞둬… 경구·고용량 경쟁 본격

내년 국내 제약사와 글로벌 빅파마에서 연이어 먹는 비만약, 한국인 맞춤 비만약 등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비만 환자들을 위한 주요 옵션으로 부상한 가운데 내년 비만치료제의 패러다임이 또 한 번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주사제에서 탈피한 경구용 ‘먹는 비만약’, 한국인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 ‘맞춤 비만약’처럼 현재 시판 제품의 아쉬움을 개선한 제품들이 출시를 앞뒀다. 특히 국내 제약사의 신약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라 글로벌 빅파마와의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제약사 최초로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 기술로 개발 중인 GLP-1 비만 신약으로 국내 42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며 한국인 맞춤 비만약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 약은 임상 3상 중간 톱라인 결과 최대 30% 체중 감량 효과 등이 확인됐다. 톱라인 결과는 최종 임상 결과를 발표하기 전 먼저 공개하는 일부 핵심 지표를 가리킨다. 아울러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랩스커버리)을 적용, 체내에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설계돼 위장관계 부작용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의 비만 치료제 프로젝트 ‘H.O.P’를 설명하는 이미지.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 외에도 케어젠이 GLP-1 기반 먹는 체중 감량 펩타이드 ‘코글루타이드’의 긍정적 임상 결과를 발표하며 건강기능식품형 비만치료제 출시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그런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미국)의 경구형 비만치료제 ‘오포글리프론’이 내년 미국 출시에 이어 한국에도 빠르게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먹는 마운자로’로도 불리는 오포글리프론은 하루 1번 섭취하는 비만약으로 업계 관계자는 “수량이 많은 만큼 미국에서 허가되면 한국에도 신속하게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라이 릴리는 마운자로의 고용량 제품인 12.5㎎, 15㎎도 내년 상반기 내 한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고용량 비만치료제를 활용하면 기존보다 더 큰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위고비 제품 사진. 노보 노디스크 제공

 

 위고비로 유명한 노보 노디스크(덴마크)도 내년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거쳐 시판하는 것을 목표로 하루 한 알 먹는 비만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 25㎎’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이 약 또한 기존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쓰이던 7㎎, 14㎎에서 용량을 높인 제품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의 7.2㎎ 고용량 제형에 대해서도 지난달 FDA에 허가를 신청했다. 현재 체중 관리용으로 승인된 위고비 용량은 2.4㎎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내년부터는 GLP-1 기반 비만치료제가 각국 공공의료 체계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달 처음으로 비만 치료제로서 GLP-1 사용 지침을 제시하고 장기 치료의 일부로 이를 조건부 권장하면서다. 당시 WHO는 비만을 만성 질환으로 인정하면서 GLP-1 의약품이 글로벌 비만 환자를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발표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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