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이 11월까지 6402억 달러(약 942조원)를 기록하는 등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약 103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미국 관세 조치와 유가 하락 등 통상 환경 악화 속에서도 6개월 연속 플러스 수출을 기록한 셈이다.
산업통상부와 한국무역협회는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무역 유공자, 정부·유관기관장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62회 ‘무역의 날’ 기념식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최근 산업부가 발표한 ‘1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1년 전보다 8.4% 증가한 610억4000만 달러(89조원)를 기록했다. 수출은 6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고 11월 누적 수출은 6402억 달러로 종전 최대치였던 2022년 6287억 달러(약 925조원)를 3년 만에 갈아치웠다. 미국의 관세 조치와 유가 하락 등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올해 우리 수출은 사상 첫 7000억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1월까지 올해 누적 수출이 6402억 달러로 집계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3년 만에 경신했고 올 수출 목표치인 7000억 달러 달성도 청신호가 켜졌다.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뉴시스
올해 우리 수출은 반도체, 자동차, 선박, 바이오 등 주력 제조업이 강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끌고 있고 한류의 글로벌 확산과 함께 K푸드, 뷰티 등 K소비재 및 방산 등도 높은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수출 시장도 미국과 중국에 편중된 구조에서 벗어나 아세안, 유럽연합(EU), 그 외 지역으로 다변화됐고 수출 중소기업도 3분기 누계 기준 역대 최다인 8만9000개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수출은 871억 달러(약 128조원)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수출 저변도 확대됐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기념식 축사에서 “수출 최전선에서 헌신해주신 모든 무역인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제 새로운 시대와 산업을 향해 대한민국 무역의 다음 도약을 만들어가야 할 때가 됐다. K-무역이 여는 새로운 길에 정부와 국민은 무역인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한국 수출을 이끌어온 무역 유공자 598명과 1689개 기업에 포상을 수여했다. 단일 법인이 달성한 수출 실적이 특정 구간을 넘어설 때 수여하는 ‘수출의 탑’ 부문에서는 SK하이닉스가 350억 달러(약 52조원)로 최고 탑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 확대 전략에 힘입어 3년 전인 2022년 300억 달러(약 44조원) 수출의 탑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350억 달러 수출의 탑을 받았다.
이밖에 현대글로비스는 60억 달러(약 9조원) 수출의 탑, HD현대삼호는 40억 달러(약 6조원) 수출의 탑을 수상했으며 제이셋스태츠칩팩코리아, 현대로템, 노벨리스코리아는 나란히 20억 달러(약 3조원) 수출의 탑을 받았다.
올해 수출의 탑 수상기업의 91%는 중소기업이 차지했다. 산업군별로는 반도체와 자동차부품 업종이 두드러졌다. 두 업종은 전체 1억 달러(약 1500억원) 이상 수출의 탑 수상기업 67개 중 20개를 차지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