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살 같은 2살 포포몽… ‘깨끗한나라’서 자라는 펫용품 전문가

깨끗한나라가 펫 브랜드 포포몽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올해 2월 신설한 펫케어솔루션팀의 김수지 브랜드매니저(오른쪽)가 펫티슈 제품으로 회사 직원의 반려견 ‘콩이’의 얼굴을 닦아주고 있다. 같은 팀 류정묵 책임, 하헌웅 선임(왼쪽부터)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김용학 기자

 

반려동물용품 브랜드 포포몽(PAW-PAW MONG)은 2023년 7월 출범했다. 이제 막 두 살이 된 신생 상표지만, 주력인 펫 위생용품에 있어서는 초보가 아니다. 모회사가 59년 전통의 제지·위생용품 기업 깨끗한나라이기 때문이다. 1966년 대한팔프공업주식회사로 창립한 이 회사는 1997년 론칭한 브랜드 깨끗한나라가 ‘국민티슈’로 발돋움함에 따라 사명을 바꿨다.

 

모기업이 화장지, 물티슈, 기저귀(보솜이), 생리대(순수한면) 등으로 유명한 것처럼 포포몽도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펫티슈, 배변패드 등이 반려가족의 사랑을 받고 있다. 회사는 펫 브랜드로서 포포몽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올해 2월 펫케어솔루션팀을 신설했다. 사내공모에 자원, 반 년째 반려동물의 시선으로 일하고 있다는 류정묵 책임, 하헌웅 선임, 김수지 브랜드매니저(BM)를 최근 서울 용산구의 깨끗한나라 본사에서 만났다.

 

◆향료·에탄올 배제… 사람용보다 더 세심하게

 

깨끗한나라는 오랜 세월 사람용 위생용품을 개발하며 쌓은 최적의 성분 배합비와 품질 관리 노하우를 반려동물을 위한 포포몽 제품에도 적용했다. 펫케어솔루션팀 합류 전 품질보증팀에서 일한 하헌웅 선임은 “사람용 제품과 동일하게 유해성분 배제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며 “대신 반려동물에게 좋지 않은 향료와 에탄올 같은 성분은 제외한다”고 말했다.

 

향료와 에탄올은 사람용 제품에선 탈취 및 소독 효과가 빛나지만, 사람과 비교해 피부가 훨씬 얇고 후각은 수십 배 민감한 반려동물에게는 강한 자극에 호흡기 불편을 유발하거나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어 가려움 혹은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하 선임은 “기존의 기준에 더해 반려동물의 특성까지 고려하는 것이니 사람용 제품보다 포포몽의 기준이 더 높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까다롭게 만들어진 제품들이 바로 펫티슈, 배변패드, 탈취제, 펫샴푸, 펫타월, 고양이화장실모래 등이다. 특히 펫티슈는 그 종류만 다섯 가지다. 반려견의 얼굴을 닦는 용, 항문을 닦는 용, 산책 후 발을 닦는 용, 샤워을 대신할 수 있는 몸 닦는 용, 반려묘용으로 나뉘어 상황과 대상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항문용은 특수재질이라 사용 후 화장실 변기에 곧바로 버릴 수 있고, 반려묘용은 고양이가 좋아하는 캣닙과 마따따비 추출물을 넣은 식이다.

 

◆최현수 대표도 반려인… 가려운 곳 긁어주는 디테일

 

산책 등 외출을 다녀온 뒤 사용하는 물티슈 제품 ‘산책후엔 발티슈’는 반려견 보호자의 고충(?)을 너무나 잘 이해한 제품이다. 1일 1회 이상 산책이 기본으로 자리 잡은 오늘날, 반려견의 발 청결은 매우 중요한 이슈다. 문제는 다수의 반려견이 발을 씻기 싫어한다는 점. 이에 세정력을 특화해 출시한 것이 산책후엔 발티슈 제품이다.

 

포포몽의 반려동물을 위한 위생용품 제품군 사진. 깨끗한나라 제공

 

‘냄새잡는 대나무 배변패드’도 반려견 보호자의 애로사항을 해소한 제품이다. 매일 사용하는 배변패드는 어느 정도 쌓인 후에야 쓰레기를 처리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점차 심해지는 악취를 감수해야 한다. 탈취효과가 뛰어난 숯을 소재로 한 배변패드가 나오기도 했지만 흑색이라 소변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에 포포몽이 대나무를 소재로 개발한 배변패드는 뛰어난 탈취 기능에 더해 소변 상태 확인이 용이하며 얇고 가볍기까지 하다.

 

이처럼 반려인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제품이 나올 수 있는 것은 깨끗한나라의 반려인 임직원의 살아있는 경험들이 씨앗이 됐다. 17년간 모모를 돌본 김수지 BM과 9살 토리와 함께하는 류정묵 책임은 물론이고, 반려견 핫초코와 우유의 보호자 최현수 대표 등 임직원이 펫팸족 입장에서 브랜드 초창기부터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김 BM은 “탈취제의 경우에도 초기 기획 단계에서는 향이 들어가는 쪽으로 구상됐지만 반려동물에게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의견에 무향으로 개발했다”며 “보통의 탈취제가 향으로 반려동물의 냄새를 덮는 식이라면 우리 제품(미네랄 에어 탈취제)은 냄새 분자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사용한 배변패드, 장난감, 고양이모래, 강아지 목욕 후 욕실 등에 뿌리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고객 목소리 적극 반영… ‘1번 손님’도 큰 역할

 

포포몽은 1년 전 자체적으로 반려동물 양육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반려동물 위생용품 구매 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답변자의 약 40%가 탈취력을 꼽았다. 이에 포포몽이 개발에 돌입, 최근 출시한 제품 중 하나가 ‘정전기 제로 펫타월’이다.

 

반려견 콩이가 포포몽의 신제품 ‘정전기 제로 펫타월’을 뒤집어 쓰고 있다. 이 상품은 항균 99.9%와 탈취 기능이 있는 특수 기능성 소재인 볼트론(Voltlon) 원사를 사용했다. 김용학 기자

 

이 신제품은 항균 99.9%와 탈취 기능이 있는 특수 기능성 소재인 볼트론(Voltlon) 원사를 사용했다. 반려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극세사 타월의 흡수력은 유지하면서, 균 등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구리·이온 소재를 통해 향균·소취 기능을 더한 제품으로, 사람이 사용해도 좋다. 펫타월 외에도 앞서 언급한 미네랄 에어 탈취제, 대나무 배변패드도 반려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한 제품이다.

 

류 책임의 반려견 토리는 포포몽의 첫 번째 고객이기도 하다. 제품 테스터로서 완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류 책임은 “향후 출시 예정인 그루밍 라인 제품도 토리가 현재 사용해보고 있다. 해당 제품군은 사람이 느끼는 사용성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토리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뿌듯해하며 “영업 활동을 할 때 실제로 제품을 사용하는 반려인 입장에서 설명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교감의 포포몽… “반려가족이 행복한 발자국 찍어가도록”

 

포포몽의 브랜드 컬러는 노랑과 보라다. 김 BM은 “반려동물이 인지할 수 있는 색깔이 많지 않은데 그 중 하나가 노란색”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노랑의 보색인 보라색을 사용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브랜드 네임에 들어가는 동물의 발자국(Paw)을 추가해 귀여움도 살렸다.

 

최근 포포몽 출범 2주년 행사에서 깨끗한나라 직원들이 반려견을 안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깨끗한나라 제공

 

아울러 포포몽은 모든 제품 패키지에 제품을 사용하면서 반려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팁(포포몽’s TIP)을 새겼다. 또한 펫케어솔루션팀 출범 이후 브랜드 캐릭터 포포&몽도 리뉴얼해 친밀감을 키웠다.

 

사회공헌활동에도 진심이다. 동물자유연대를 통해 보호소의 유기동물이 입양될 때마다 펫티슈, 펫샴푸, 배변패드, 고양이모래 등 인기 제품으로 구성된 입양키트를 선물한다. 한국헌혈견협회와 협약을 맺고 헌혈견에게도 대용량 샴푸와 보디티슈 같은 맞춤용품을 전하고 있다. 또한 반려동물과의 교감을 위한 클래스를 개최하고, 서울 보라매공원에 반려견 전용 정원 ‘포포랜드’를 조성했다.

 

2살 포포몽의 목표는 ‘반려 라이프스타일 케어 솔루션 브랜드’로 성장이다. 이를 위해 케어포(Care PAW), 러빙포(Loving PAW)라는 두 가지 로드맵을 설정했다. 케어포는 배변·위생용품을, 러빙포는 교감을 위한 그루밍 제품군이 중심이 된다. 펫케어솔루션팀 일동은 “교감을 핵심 가치로 1500만 반려가족이 매일 행복한 발자국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케어포와 러빙포의 기반을 다지며 반려동물의 생활 전반을 책임지는 종합 브랜드로 발전하겠다”고 다짐했다.

 

보라매공원 내 포포랜드의 포토존에서 반려견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깨끗한나라 제공

 

포포랜드에서 행복한 발자국을

 

보라매공원 내 포포랜드는 400㎡(121평) 규모의 반려견 특화 정원으로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약 2개월의 준비 기간 끝에 반려견이 트랙을 따라 차분하게 산책하고, 다양한 식재로 후각적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탄생했다.

 

곡선형 산책로와 얕은 언덕에는 반려견이 선호하는 색감의 관목들이 자라고 있다. 산책로 중앙의 ‘숲속 향기원’은 반려견의 피부나 호흡기에 해가 되지 않은 품종의 식물들과 함께 노즈워크(코를 사용하는 강아지의 후각 활동)를 즐길 수 있다. 포포몽 캐릭터와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있다.

 

포포몽 관계자는 “반려가족에게 편안함과 행복을 전하겠다는 브랜드 철학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자부했다.

 

포포랜드는 2021년부터 진행 중인 깨끗한나라의 녹지조성 프로젝트(깨끗한정원) 활동의 일환으로 탄생한 공간이기도 하다. 앞서 회사는 화성발안천, 조선왕릉 의릉역사문화관, 청주오송호수공원에 정원을 조성한 바 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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