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개통 20년, 이젠 청룡 시대] ‘지역 경제 살리자’…정차역 유치 치열

박천동 울산 북구청장(가운데)이 북울산역에서 환승체계 개선공사 관계자로부터 공사 현황에 대해 듣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KTX 개통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면서 정차역을 두기 위한 유치전이 지방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KTX 사업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비롯해 신형고속철도 KTX-청룡까지 공개되면서 지역 간 교통 편의와 인구 유입 등 경제 개선을 목적으로 KTX 개통을 바라는 지역이 많다.

 

준고속철도 KTX-이음 정차역을 두고도 유치전이 활발하다. 코레일에 따르면 현재 서울 청량리~경북 안동 구간만 개통돼 운행 중인 KTX-이음은 올해 말 경북 안동~영천 구간 공사가 마무리되면 울산을 지나는 동해남부선과 연결된다. 미개통 구간인 신경주역~부전역 사이에 중간 정차역 2곳이 생길 것으로 예정되면서 울산과 부산 지역의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울산에서는 동해남부선의 중심인 남구 태화강역이 유력한 가운데 북구 북울산역, 울주군 남창역 두 곳이 추가 지정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타당성 조사 등을 토대로 정부를 설득 중이다. 북울산역의 경우 정차역 유치 시 2030년 기준 이용 수요가 하루 평균 3300여명으로 전망된다. 현재 KTX 울산역의 하루 평균 이용객 1만7000명으로 집계되는 것을 보면 적지 않은 수치다. 남창역은 ‘저투자 고효율’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기존 동해선 남창역사를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이 추가적인 건설이 필요하지 않고 연 13만명 이상이 이용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기장군과 해운대 등 부산 동부지역도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유치 필요성을 코레일과 국토부에 지속 어필 중이다. 주민 서명운동도 진행했다.

 

KTX는 정차역을 중심으로 산·학·연 집적단지나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되는 등 개발 속도가 빨라 서울과 지방 간 산업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가 크다.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에 따르면 KTX 울산역이 소재하고 있는 삼남·언양읍은 개통 직전 7000명대 초반을 유지하던 비제조업 고용인원이 2019년에는 1만3000명 이상으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갈수록 KTX 역세권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코레일은 현재 유지보수 과학화를 통한 디지털 기반의 안전혁신을 추진하고,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안전기술총괄본부와 디지털융합본부를 신설해 AI·빅데이터 기반의 통합안전시스템 구축과 디지털 서비스 혁신을 추진 중이며, 미래인재 발굴과 혁신 조직 선도를 위해 디지털 리더 400명을 양성하는 ‘디지털 400 프로젝트’도 가동하고 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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