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주택시장 가격의 극적 변화 일어날까?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1월 6만4371건으로 포문을 열었던 올해 아파트 매매시장이 10월 기준 4만8796건을 기록하며 거래에 점차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집값이 고점에 가까워졌다는 피로감 확산과 함께 3~4분기 금융당국의 여신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자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간아파트 가격 동향은 11월 29일 현재 0.14% 상승하며 10월 25일 0.24% 변동률 보다 상승폭이 다소 줄어들었다. 아파트 거래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유동성 축소와 금리인상이 동반되며 시장이 변곡점에 가까워 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최근 한 달간 거래된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 현황을 보면, 직전 동기간보다 629건 거래가 감소한 1398건의 거래에 머물고 있다. 이중 신저가 거래는 128건이었다. 1398건 중 9.2%가 한 달 전에 비해 하락 거래됐고 강북구 17.4%, 노원구 15.7%, 동대문구 14%, 구로구 13.2%, 도봉구 12.9% 순으로 신저가율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60㎡ 이하 거래 593건 중 61건이 신 저가를 나타내며 거래건수 대비 10.3%의 신저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전용면적 132㎡ 초과 유형은 2.7%에 머물렀다. 가격대로는 5억~7억 원 이하 거래 233건 중 28건이 신 저가를 경신해 12%의 신저가율을 보였는데 15억 초과 거래의 6.1%보다 높은 수치였다.

 

거래시장의 흐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최근 서울아파트 거래시장의 위축이 주로 한강 이북지역과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면적에 집중된 모습을 알 수 있다. 향후 주택시장이 숨고르기와 조정양상으로 전이된다면 이들 지역의 가격 취약성이 높아질 수도 있는 셈이다.

 

물론 서울은 아직 12.7%(총 1398건 거래 중 177건)로 신저가보다 신고가 비율이 높은 상황이다. 중구(37.5%), 종로구(23.1%), 강남구(20.2%), 성동구(20%), 송파구(16.4) 등은 아직 신고가 비중이 상당해 서울 주택시장이 단기적 가격급락 가능성을 논할 만큼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여전히 다양성이 떨어지는 대체투자처와 실물자산으로서의 부동산이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으로 선호가 높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지만 코로나19 백신접종 확대 이후 팬데믹 초기와 같은 급격한 경기위축 발생 가능은 많이 낮아졌다.

 

글로벌 투자은행이나 대내외 경제전망 기관들은 내년 국내경제가 3%내외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 등 선거를 앞두고 지역개발 호재 발표가 이어질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특히 전세시장은 내년 주택시장 흐름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도입된 주택임대차 갱신청구권 및 임대료 상한제(연 5%)의 본격 시행으로 갱신계약과 신규계약이 이중(다중)가격을 형성하는 문제가 불거졌다.

 

서울 등 아파트 입주량이 많지 않은 일부지역은 내년 중반부터 갱신계약 종료로 임대료가 크게 인상되거나 불안한 지역이 나타날 수 있다. 전세가격 불안으로 차라리 집을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비자발적 내 집 마련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비사업 이주, 전세보증금 인상분의 대출 제한 등 요인이 보유세 인상에 따른 세 부담 전가와 더해지면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

 

지금의 시장이 변곡점인지 확실히 단언할 수는 없지만 금리 인상과 여신 축소가 가계의 이자부담을 키우고 채무상환 부담을 증가시켜, 주택시장 수요자들의 적극적 자산매입 선택을 줄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구매수요가 감소하면 주택가격 상승이 점차 둔화되고 거래 소강 상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 금리·공급·수요·정책·심리 등 다양한 시장 변수가 맞물리며 주택시장의 양극화(차별화) 장세가 커질 수 있는 만큼 보수적인 자산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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