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로나19 이후 생산적 준비과정 절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정책팀장

2021년 신축년이 밝았지만 새해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다들 차분하게 새해를 맞는 느낌이다. 

 

2020년은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시대를 맞아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온 인류는 불안과 공포심 속에서 살아왔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여행, 공연, 모임 등의 일상이 취소되고 칩거하면서 겪고 있는 이 어려운 현실보다 더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코로나19가 만들어 놓은 불확실한 미래다. 무엇보다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시행됐던 봉쇄조치는 전세계 경제 체제를 무력화시켰다.

 

이러한 충격은 실물 경제 지표로 고스란히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4.4%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수출 등을 중심으로 부진이 이어져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1.0% 내외로 1998년 외환위기 -5.1% 이후 거의 20년 만에 처음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21년 세계 경제는 이동제한 완화 및 경제주체 심리 개선, 기저효과 등으로 작년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 경제주체들의 적응력 역시 이전보다 강화되면서 코로나19 발생 초기와 같은 경제 활동의 급격한 위축이 재발할 우려가 낮아졌고 위험에 대처하는 방법도 터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코로나19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겠지만 침체됐던 세계 경기가 일정 부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한국 경제성장률도 3% 안팎으로 회귀할 전망이다. 내수 소비와 투자, 대외 교역의 전반적인 개선 흐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2021년 국내 주요 산업경기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침체를 겪었던 대부분의 산업경기는 회복 국면에 위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경쟁 심화, 자국 산업 보호주의 등으로 산업환경이 녹록지는 않을 것이다. 반도체 중심으로 글로벌 ICT 수요 증대가 예상됨에 따라 ICT 산업은 호황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제조 기계 등의 수요회복에 힘입어 기계 산업은 회복세가 커질 전망이다.

 

또 글로벌 경제 회복에 따른 수요 증대로 자동차 및 조선 산업도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 산업의 회복과 기저효과로 인해 철강 산업 경기도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산업은 글로벌 수요 회복과 제품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회복 국면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한편 2021년 건설업 경기는 정부의 SOC 예산 확대와 한국형 뉴딜 정책으로 공공 및 토목 수주가 늘어날 전망이지만 민간 및 건축 수주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침체를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무엇보다 희망적인 것은 이제 이 질병을 종식을 시킬 수 있는 해법인 백신이 개발됐다.

 

사실 신약이나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온 인류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성공을 기원하고 여러 나라의 적극적인 대처가 많은 시간을 단축하게 됐다. 물론 백신 개발로 세계 경제가 순식간에 회복 조짐을 보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적어도 코로나19의 위험에서는 자유로워질 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코로나19를 대처해온 인류의 노력과 과정, 결과물을 보면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2021년 희망을 품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물론 코로나19와 함께 2021년을 맞이했고 여전히 풀어야 할 구조적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우리는 차근차근 대처하고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무엇보다 코로나19에 여전히 지배당하고 있는 세상에서 우리는 기회를 찾아나가는 동시에 코로나19 이후 변화되는 세상을 맞을 생산적인 준비과정이 절실한 때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정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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