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실적부진에 또 희망퇴직…전래 없는 위기감 엄습

LCD 부진· OLED 전환 가속화 명목…올해 1조3000억 영업적자 예상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장영일 기자] 올 상반기 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가 2년 연속 희망퇴직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사상 최대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희망퇴직 규모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전래 없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7일부터 순차적으로 직원들을 대상으로 경영환경 설명회를 열고, 희망퇴직에 대해서도 안내하고 있다.

 

희망퇴직 대상은 근속 5년 차 이상의 기능직(생산직)이다. 또 LG디스플레이는 OLED로의 전환 가속화를 고려해 사무직에 대해서도 LCD 인력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검토할 예정이다. 임원, 담당조직의 축소 등 조직 슬림화를 골자로 하는 조기 조직개편도 예정됐다.

 

LG디스플레의 설명처럼 상황은 시시각각 악화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3687억원, 매출 5조353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61.6% 늘었고 매출은 5% 줄었다.

 

2분기 증권가 실적예상치(컨센서스)인 영업손실 2846억원, 매출 5조9355억원보다 나쁜 '어닝쇼크'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매해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어쩌다가 LG디스플레이가 이렇게 됐을까?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은 BOE·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LCD 패널 저가 공세 때문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LCD 기술·생산력에서 한국을 이미 따라잡았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LCD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LCD는 LG디스플레이의 주요 수익원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매출의 대부분이 LCD에서 발생하고 있다.

 

OLED도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상황이 낫다고 보기 어렵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만, 중소형인 플라스틱 OLED(POLED) 사업에서는 경쟁사 삼성디스플레이에 밀려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까지 POLED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증권가는 올해 LG디스플레이가 1조3000억원의 달하는 역대 최대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영업적자는 4450억원으로 2분기(3690억원) 대비 증가할 전망"이라면서 "2019년 LCD업황 악화와 각종 일회성 비용으로 영업적자는 1조3300억원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소 연구원은 "2018년초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중소형 OLED 투자에 5조원 이상 투입했지만, 수율이슈로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못했다"며 "이로인해 순차입금이 2017년말 2조2000억원에서 2019년 2분기말 8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희망퇴직 규모도 작년보다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에도 희망퇴직을 실시, 300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석 DGB금융투자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의 인력 구조 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현재 예상되는 인력 구조 조정 규모는 가동 중단 캐파가 전체의 약 20~25% 비중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약 5000여명으로 추산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1인당 평균 연봉 7200 만원 기준 30개월치 위로지원금 지급을 가정할 경우 약 4000억~5000억원 가량의 비용 발생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하반기에 일회성 비용으로 인한 대규모 영업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내년엔 소폭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소 연구원은 "3분기부터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이 글로벌 전략고객에게 공급되고 있으며, 중국업체에게도 공급될 것"이라면서 "글로벌 자동차업체향 고수익성 중소형 OLED 사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영업이익은 4580억원으로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며 "중국 OLED TV라인이 풀가동되면서 2020년 OLED TV 매출액은 6조4,580억원으로 올해 3조6880억원 대비 75.1% 증가해 LCD TV 매출액(4조원)를 추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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