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코리아로 가는길 ③-5] 현대차, 세계 車시장 선점에 박차

올 하반기 5G 신기술 도입한 신형 그랜저·제네시스 GV80 출시
계열사·타 기업과 손잡고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노력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차량이 고속도로를 지나는 모습. 사진=현대차

인공지능(AI)·로봇·스마트팩토리·자율주행차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는 5G(5세대 이동통신)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할 촉매제가 바로 5G이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5G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위해 치열한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절대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콘텐츠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세계파이낸스는 한국 5G의 현주소를 진단해보고,  향후 발전 방안 등을 조망해보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5G 기술을 탑재한 '자율주행차'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미래자동차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리더로 거듭나기 위해 미래차 시장 선점에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 올해부터 5G 신기술 도입한 '신차 출시' 에 집중

현대차는 5G 기술을 도입한 자율주행차를 운영하기 위해 속도 주행지원 시스템(HDA), 차선이탈 경보시스템(LDWS) 등 기술을 개발해 일부 신차에 적용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의 대표 중형 세단인 '신형 쏘나타'에는 저속으로도 주행차로 유지를 자동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됐다. 신형 쏘나타는 스티어링휠에 있는 '차로유지보조(LFA)' 버튼을 누르면 이 기능을 별도로 활성화할 수 있다. 국내 출시된 차량 가운데 LFA 버튼을 장착한 사례는 쏘나타가 처음이다.

신형 쏘나타에는 '현대 디지털 키', '빌트인 캠',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등도 적용됐다. '현대 디지털 키'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이용해 기존 자동차 키 대신 스마트폰으로 차량의 출입 및 시동을 가능케 한다. 스마트폰 앱만으로 차량 문을 열고 시동을 켤 수 있는 것이다.

최대 4명까지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으며 세세한 설정까지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4인 가족이 있다면 아버지는 차량 출입 및 시동을 걸 수 있도록, 어머니는 트렁크만 열 수 있도록, 동생은 오후 10시 이후엔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등 구체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둔 '신형 그랜저'와 '제네시스 GV80'에는 차량 스스로 조향해 차선을 변경할 수 있는 '레벨 2.5' 수준 반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다.

현대차는 자율주행을 포함해 음성인식, 컴퓨터비전, 딥 러닝, AI 어시스턴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로보틱스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몰두할 예정이다. 오는 2023년까지 향후 5년간 현대차는 자율주행·커넥티드카 기술 개발에 약 14조7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 계열사 '현대모비스', 국내 최초 자율주행차 시범운행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 모비스는 국내 최초로 레벨 4단계 이상의 자율주행 시험차를 도로에서 시범 운행 중이다. 국토교통부 허가에 따라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와 함께 고속도로 주행보조 2단계 기술인 'HDA II'를 하반기 출시하는 신차에 탑재할 예정이다. HDA II는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 2(부분 자율주행)'에서 '레벨 3(조건부 자율주행)' 사이에 해당하는 레벨 2.5 수준이다. 현존하는 자율주행 기술 가운데 실제 도로 환경과 차량에 적용 가능한 최상위 개념이다.

HDA II의 가장 큰 특징은 차량이 스스로 판단해 차선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양산차에 적용한 1단계 기술인 HDA가 고속도로에서 차선과 속도를 유지하는 것보다 한 단계 진화한 개념이다. 고속도로는 물론 강변북로와 같은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사용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말까지 차량, 보행자, 도로지형지물 등을 인식하는 '영상인식 인공지능(AI)' 개발을 마치고 3년 뒤 양산 예정 자율주행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 기술은 2022년 양산될 자율주행차 카메라 센서에 처음 적용될 예정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5G 이동통신 기반 커넥티드카 기술을 개발하는 '5G자동차연합(5GAA)'에도 합류했다. 5GAA에 가입함으로써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의 교류는 물론 기술 개발 과정에 참여, 미래차 시장에서의 기술 주도권 선점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현대차는 5GAA 회원사인 아우디, BMW, 퀄컴,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5G-V2X 표준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해 상용차에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5GAA가 운영하는 기술표준화, 비즈니스 모델 개발, 규제 대응 등 워킹그룹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사진=현대모비스

◇ 기업들과 파트너십으로 업그레이드된 5G기술 도입

현대차는 다른 기업들과 협업해 보다 업그레이드된 5G 기술을 도입한 완성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각종 스타트업을 발굴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기술 개발 및 인재 육성에도 매진하고 있다.

우선 현대차는 SK네트웍스와 '모빌리티 라이프스타일 충전소'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현대차는 SK네트웍스의 직영 주유소 3곳을 국내 최초의 전기차 전용 충전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이를 기점으로 전국 대도시로 확대 및 주유와 충전이 합쳐진 하이브리드형 충전소 설립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SK텔레콤과 '제로원 트루이노베이션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함께 시행하며  모빌리티 및 커넥티드카 분야 스타트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양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신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업무공간, 마케팅, 전략, 투자를 지원한다. SK텔레콤이 완성차 업체와 함께 스타트업을 공동으로 발굴해 투자하는 것은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SK텔레콤, 한화자산운용과 약 4500만 달러 규모의 'AI 얼라이언스 펀드'를 조성하고 AI·스마트 모빌리티 분야에서 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인재 육성에도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LG그룹과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맺었다. 현대차는 자사 최초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 '아이오닉'을 비롯해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코나 EV' 등 모든 주요 친환경차 라인업에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 조직개편으로 미래車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 대응

현대차는 미래자동차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지난 9일 연구개발본부(남양연구소)를 '아키텍처기반시스템조직(SBO)'으로 전환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아키텍처기반시스템(SBO) 연구개발본부에는 제품통합담당이란 조직이 신설돼 자동차는 물론 미래의 다양한 이동수단에 대한 개념을 세우게 된다. 연구개발본부 아래 병렬형으로 나열됐던 조직은 △제품통합개발담당 △시스템담당 △프로젝트매니지먼트(PM) 담당 등으로 단순화된다.

제품통합담당이 미래 모빌리티 운송기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PM은 자동차 등 운송수단, 시스템부문은 섀시와 바디, 전자와 파워트레인 등을 개발하는 구조다. PM 담당은 제네시스와 전기차(EV) 고성능, 소형 등 브랜드와 차가 섞인 혼합구조에서 차에 집중하는 차급구조(경형·소형·준중형·중형·대형 등)로 전환한다. 시스템부문은 개발된 신기술이 다양한 차종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품통합개발담당은 모빌리티의 특성을 자동차에 국한하지 않고 미래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개발하는 연구개발을 맡는다"며 "이번 조직개편으로 미래 자동차 산업 변화에 대응할 기술 확보에 속도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대차는 올해부터 직무중심 상시채용 방식을 도입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신기술 스카우팅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투자·육성) △오픈이노베이션 등 미래 기술과 관련된 인재를 올 초부터 영입 중이다. KT 등 통신사 출신 인재들도 대거 스카우트하고 있다. 5G 전문가로 알려진 윤경림 전 KT 부사장은 올 초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KT에서 클라우드 업무를 맡았던 김지윤 상무도 지난해 11월 현대차로 이동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국내 자동차업계가 자율주행차 시장 선점을 위해 대규모 투자는 몰른 신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리더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5G신기술이 탑재된 제네시스 'GV80'. 사진=현대차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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