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 황금알 낳을 '알짜 자회사' 키운다

제약사들, 자회사 통해 신약개발 전문성·시너지 강화
일동홀딩스, 신약개발 전문회사 '아이디언스' 신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파이낸스=김민지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과 신사업 발굴의 일환으로 '알짜 자회사'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일부 자회사들은 제약 모회사인 형들을 뛰어넘어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몇 년새 업계에서 선전을 거듭하면서 고속성장을 하는 자회사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은 자회사를 통해 신약개발 전문성을 강화하고,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 "제약과 인접한 분야에 진출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홀딩스는 신약개발 전문 회사인 '아이디언스'를 자회사로 신설한다.

아이디언스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형태로, 유망한 후보물질을 외부에서 들여와 임상 시험과 상용화 등 개발 업무를 집중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NRDO는 외부에서 개발한 유망한 후보물질을 가지고 임상시험을 진행해 가치를 높인 뒤 이를 상용화할 제약사에 되파는 게 수익 모델이다.

회사명은 일동의 이니셜인 ID와 함께 아이디어(Idea)와 과학(Science)의 합성을 통해 아이덴티티를 표현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회사 사옥은 서울 양재동 소재 일동제약빌딩 내에 마련된다.

아이디언스 대표이사에는 이원식 박사가 임명됐다. 이원식 대표는 서울의대에서 가정의학을 전공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예방의학 석사학위를, 한양대학교에서 약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 신임대표는 한국MSD, 한독, 사노피아벤티스,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임상개발과 의학학술업무를 담당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장을 역임했다.

부광약품의 덴마크 자회사인 콘테라파마는 최근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운용자산 약 1조원 규모의 중대형 벤처캐피탈인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다. 콘테라파마는 이번 자금 유치를 통해 유럽에서 진행 중인 이상운동증 치료제 'JM-010'의 임상 2상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콘테라파마는 부광약품이 지난 2014년 인수한 덴마크 소재 중추신경계 전문 제약사다. 파킨슨병 환자가 주로 복용하는 레보도파에 의한 이상운동증을 치료하기 위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콘테라파마는 부광약품과 함께 지금까지 남아공에서 개념증명임상(POC), 독일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해 환자에게서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했다. 

현재는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3개국에서 2상 임상을 위한 개시 모임을 진행한 상태로 향후 2년 내 종료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 미국 임상시험 신청서(IND) 제출도 계획하고 있다.

 

보령제약의 바이오 자회사인 바이젠셀은 90조원 규모의 면역항암제 시장 진출을 위해 활발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젠셀이 개발하고 있는 면역항암제는 암항원에 반응하는 T세포(면역세포)를 골라내 배양한 뒤 환자 몸에 투여해 암을 치료하는 세포치료제다.

바이젠셀의 핵심 기술은 환자와 정상인 혈액에서 T세포를 분리해 특정 항원만을 인식하는 세포독성 T세포(CTLs)를 배양시켜 표적 항원에 따라 다양한 CTLs을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다.

특히 바이젠셀은 기술특례 상장 방식을 통해 내년 코스닥 시장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젠셀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VT-EBV-201’이 임상 2상을 진행 중인데다 후속 파이프라인도 임상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어 기술성 평가 통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재익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젠셀과 비슷하게 면연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기업 가운데 유틸렉스와 셀리드 등은 최근 상장에 성공했다"면서 "상장 뒤 유틸렉스와 셀리드의 시가총액은 각각 약 8898억원, 5599억원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바이젠셀의 지분도 올해 하반기부터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바이젠셀의 지분가치는 1932억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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