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성명에서 2가지 빼고 금리인하 시사…한은도 따를까?

인내심(patient)· 일시적(transient) 단어 빼고 "적절히 대응하겠다" 문구 삽입
이달 말 G20 정상회담서 미·중협상 불발시 한은의 금리 인하 확률 커질 것으로 전망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출처=연준
[세계파이낸스=임정빈 선임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9일(현지시간) 인내심을 접고 기준금리를 본격적으로 인하하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보냈다.

그것도 기준금리를 올해만 0.25%포인트(p)씩 두 차례 0.5%p까지 내리겠다는 스탠스까지 드러내 주목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기준금리 동결을 지속해온 한국은행도 스탠스의 급속한 변화가 예상된다.

20일 금융권 및 외신에 따르면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이사회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 상당한 변화를 줬다면서 앞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을 시사했다.

먼저 이번 성명에서는 두 개의 단어를 삭제했다. 그동안 금리인상과 인하 모두에 거리를 두기 위해 사용했던 인내심'(patient)이라는 단어와 인플레 상황을 이야기할 때 활황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용했던 일시적(transient)이라는 단어이다.

추가된 것은 "경기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문구이다.

이는 예전의 스탠스에 선을 긋고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선회하겠다는 입장 표명으로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다면 기준금리를 얼마나 내릴까.

17명의 FOMC 위원 개개인의 금리 인상 스케줄을 분포도로 정리한 점도표 상으로는 8명이 동결, 7명은 2차례 인하, 1명은 1차례 인하에 점을 찍었다. 금리 인상은 1명에 머물렀다.

이로써 연내 동결과 인하론이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2차례 인하가 상당수에 이르고 있는 점은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연준은 미국의 현 경제상황이 아직도 견조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많은 FOMC 참석자들은 더욱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강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금리동결을 지지했던 FOMC 이사들도 최근 통화완화적 근거가 강해졌다는데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무역갈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충격을 받는 것은 물론 미국경제도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금리 인하를 시작하겠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7월 인하'를 확신하며 주가 및 채권 금리가 강세 환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의 스탠스가 이처럼 변화함에 따라 한은도 그동안의 스탠스를 접고 기준금리 인하로 방향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새벽 발표된 FOMC 결과에 대해 "17명의 FOMC 위원 중 8명이 연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힌 셈이라 시장에선 거기에 주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래도 연내 금리 인하가능성이 좀 커졌다고 보는 게 시장의 예상"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FOMC 결과가 국내 기준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는 "연준의 변화가 국제금융시장이나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어느 나라든 연준의 방향을 늘 고려해 결정한다"며 "그러나 연준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따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협상 향방에 따라 한은의 스탠스도 크게 바뀔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말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중국의 협상이 불발되면 7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뒤따를 전망이고 한은의 금리 인하 확률이 커질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이 이례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가운데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한다는 것은 국가 전체적으로도 리스크를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고 있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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