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일의 전자계산기] 연봉은 많은데 생산성 낮은 기업은?

'받은만큼만 일한다' 기아·현대차 연봉=생산액,LG화학도 생산성 높지않아
SK이노베이션, 1인당 부가가치 21억 창출, 연봉 대비 부가가치 16.6배 달해
SK계열·IT 계열 노동생산성 높아…부가가치 총액 최고기업은 삼성전자 106조

기업들은 신시장 개척 및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인수·합병(M&A), 매각, 분할 등 중요한 결정을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적정하게 산출이 됐는지, 수익성은 괜찮은 것인지 투자자 입장에서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제시되는 공모가나 각 기업의 연봉이 어떤 방식으로 산정됐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가 많다. 세계파이낸스는 다양한 평가 방법과 기업간 비교 등을 통해 숫자의 비밀을 파헤치는 [전자계산기] 시리즈를 진행한다. <편집자 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파이낸스=장영일 기자]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선진국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국내 기업들이 노동생산성이 어느정도의 수준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노동생산성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주는 임금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임금이 적정하게 지급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지표로도 활용된다.

 

투입된 노동 대비 산출량을 측정하는 노동생산성은 부가가치(value added)를 이용해 측정이 가능하다.

 

부가가치는 기업의 주주들 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이해관계자에게 귀속되는 이익을 측정한 값으로 물건이나 서비스의 생산 과정에서 붙는 가치를 모두 포함한다.

 

우선 부가가치는 영업이익, 인건비, 순금융비용, 세금과 공과, 감가상각비 등을 합산해 구한다.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 생산액(노동생산성)은 총 부가가치를 종업원수로 나눠 계산한다.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노동생산성) = 부가가치(영업이익+임금 및 급여+순금융비용+제세공과금+감가상각비) / 종업원수

세계파이낸스가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금융기업 제외)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 기업이 평균 연봉 대비 노동생산성이 현저히 낮았다.

노동생산성은 기업이 지급하는 임금의 원천이다. 노동생산성과 실제 기업 임직원이 받는 평균 임금을 비교한 결과도 흥미롭다.

현대차는 직원 평균 연봉 대비 노동생산성이 1.2배에 그쳤다. 1인당 부가가치 창출액과 연봉이 비슷했다는 것은 '받은 만큼만 일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작년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조4221억원이었지만 인건비는 이보다 높은 2조6334억원이었다.

기아차(1.0배)는 현대차보다도 낮았다. 1인당 부가가치 생산액은 9400만원이었지만, 평균 연봉은 이와 비슷한 9000만원이었다.

삼성SDS(1.3배), 삼성SDI(1.9배)도 연봉 대비 노동생산성이 낮았다. SK이노베이션의 경쟁사인 LG화학은 직원 연봉 대비 노동생산성이 3.0배로 SK이노베이션의 8분의 1수준에 그쳤다.

LG전자도 1인당 평균 연봉 대비 부가가치 비율이 2.6배에 그쳤다. 카카오도 2.8배로 낮은 편에 속했다. 이들 기업들은 낮은 생산성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높은 연봉을 받는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노동생산성이 가장 높았던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은 작년 평균 연봉(1억2800만원) 대비 16.6배에 달하는 부가가치를 생산해냈다.

SK하이닉스도 연봉 대비 11.4배, SK텔레콤 9.9배로 SK계열사들이 눈에 띄었다. 네이버도 10.8배에 달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의 8.7배에 달하는 부가가치를 생산했다. LG생활건강도 7배의 부가가치를 생산했고, 한국전력(7.2배), POSCO(6.3배), 삼성바이오로직스(5.7배)도 높은 편에 속했다. 셀트리온, 현대모비스, 삼성물산 등도 4.4배를 기록했다.

 

시총 상위 20개 기업(금융기업 제외) 1인당 부가가치 생산액(노동생산성) 비교(단위:백만원)

 

노동생산성만을 놓고 보면 이들 기업이 직원에게 주는 임금이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질 수 있다고도 해석될 수 있다.

20개 기업의 직원 1인당 평균 노동생산성은 5억5130억원이었다.

직원 1인당 노동생산성이 가장 높은 기업은 쟁쟁한 IT 기업을 제치고 화학 기업인 SK이노베이션이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직원 1813명이 총 3조8504억원의 부가가치를 생산해냈다. 직원 1명당 부가가치 생산액은 21억2377만원에 달한다.

다음은 직원 1인당 12억2150억원의 부가가치를 생산한 SK하이닉스였다. 이어 SK텔레콤(11억4970억원), 삼성전자(10억3567억원), 넷마블(10억533억원), 네이버(8억3145억원) 등 전자 IT 계열 기업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국전력(5억8784억원)은 20개 기업 평균과 비슷했다.

기아차(9498만원), 현대차(1억1467억원) 등 자동차 기업은 노동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두 기업 모두 낮은 영업이익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1억3340억원), 삼성SDI(1억5724억원), LG전자(2억1887억원), 카카오(2억3439억원), 셀트리온(2억6446억원), LG화학(2억6928억원), LG생활건강(4억4575억원) 등도 평균을 밑돌았다.

투입 자본 대비 부가가치 생산액(자본생산성)도 SK하이닉스가 가장 높았다.

SK하이닉스의 작년 자본생산성은 0.69로, 작년 한해에만 총 자본의 70%에 달하는 부가가치를 창출해냈다는 의미다.

이어 삼성전자(0.61), LG생활건강(0.54), LG전자(0.50), LG화학(0.28), 삼성SDS(0.27), SK텔레콤(0.25) 등의 순이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자본생산성도 각각 0.10, 012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부가가치를 가장 많이 생산해낸 기업은 단연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작년 한해 106조원의 부가가치를 생산해냈다. 이어 SK하이닉스(31조6101억원), 한국전력(13조924억원), POSCO(10조3998억원), LG전자(8조1303억원), 현대차(7조5556억원), SK텔레콤(5조5013억원) 등의 순으로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했다. 작년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실적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총 상위 20개 기업(금융기업 제외) 작년 기준 부가가치 생산액(단위:백만원)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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