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MLCC 업황 부진에 '1조 클럽' 빨간불

미중 무역분쟁에 주력 사업인 컴포넌트 솔루션 매출 뒷걸음질 전망
"화웨이 제재는 단기적 호재지만 무역 분쟁 장기화로 업황 회복 길어질수도"

세종시 삼성전기 공장.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장영일 기자] 미중 무역분쟁 등 짙어지는 불확실성에 삼성전기의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1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 2분기 매출은 1조99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070억원에서 1920억원으로 9.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상승세를 지속했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이 뒷걸음질쳤기 때문이다. MLCC는 반도체에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초소형 부품으로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전기차 등 반도체가 탑재된 제품에 모두 들어간다.

MLCC를 포함한 컴포넌트 솔루션 사업부는 작년 전체 매출의 43%를 차지하는 주력사업이다. 컴포넌트 사업부의 작년 매출은 3조54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나 늘었다.

그러나 올해 2분기 컴포넌트 솔루션 사업부 매출은 8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IT 세트 수요 부진으로 MLCC 생산 가동률도 전년 동기 대비 17.2%포인트 하락했다.

올초만 해도 전망이 밝았지만, 2분기 들어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올해 전체 매출은 8조3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작년 1조190억원에서 올해 8480억원으로 10.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삼성전기에 호재가 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작년 실적 기준 전체 매출의 35%가 삼성전자에서 발생했는데,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시 반사이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5G 스마트폰에는 LTE 스마트폰 대비 세트당 MLCC가 20% 더 들어가 새로운 통신기기 보급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제기됐다.

하지만 MLCC 업황의 경우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PC, 전기차 등 IT 세트 수요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중 무역분쟁이 달갑지 않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 제재로 삼성전기의 삼성전자향 모바일 MLCC 공급이 증가하더라도 미중 무역 분쟁의 장기화로 PC, TV 수요 및 삼성전자외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든다면 MLCC 업황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기대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T용 MLCC와 산업용 MLCC 모두 고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면서 "2020년 중국 신규 공장이 가동되면서 MLCC 매출에서 전장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jyi7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