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DT혁명⑤] KEB하나은행,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변신

하나멤버스론·환전지갑 등 모바일 대고객 서비스 대폭 강화
GLN 통해 글로벌 공략…연내 인니서 디지털뱅크 사업 개시

 은행권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Digital Transformation) 전략은 생존문제와 직결된다. DT주도권을 잡기 위한 디지털 인재확보 경쟁 또한 치열하다. 핀테크 랩(Lab) 운영을 통한 은행과 핀테크 기업 간의 '협력적 경쟁'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파이낸스는 '은행권 DT혁명' 시리즈를 통해 은행권의 DT 현황과 향후 전략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편집자주>

[세계파이낸스=오현승 기자] '손님 중심의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10월 진행한 '디지털 비전 선포식'에서 그룹의 미래전략방향을 이 같이 정의했다. 소비자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발생한 모든 데이터와 외부 시장 정보를 수집해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정립하고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에서 일곱 번째) 등 하나금융그룹 관계사 사장단 단원들이 지난해 10월 30일 인천시 서구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에 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디지털 전환 비전 선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디지털 비즈니스의 중심은 휴매니티(Humanity)'"라면서 "하나금융은 데이터를 활용해 손님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는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입자 1400만 하나멤버스…사용자 의도 파악하는 '하이 뱅킹'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통합멤버십 프로그램 '하나멤버스'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등 대(對)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단순한 로열티 프로그램을 넘어 '하나멤버스론', '도전365적금', '간편적금', '환전지갑' 등 다양한 전용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내놨다. 하나멤버스는 핵심 영업채널로서 금융그룹의 수익에 직접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해 11월 출시한 환전지갑은 외화 환전 및 보관이 가능한 서비스다.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쉽게 환전하고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쌀 때 외화를 사서 비쌀 때 파는 '환테크'도 가능하다. 환전을 통해 매입한 외국 통화를 환율이 올랐을 때 원화로 재환전할 수도 있다. 소비자가 설정한 목표 환율에 도달했을 때 이를 통지하는 알람 서비스도 제공한다.

 

3년 전 선보인 '하이(HAI)뱅킹'은 대화를 통한 손님의 의도를 파악해 각종 금융업무를 처리해주는 대화형 뱅킹서비스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하나멤버스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인증서나 보안매체 없이도 간편하게 약 30가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한 예로 지로용지 촬영을 통해 공과금 수납을, 외화 지폐 촬영을 통한 환율조회 등을 진행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인공지능(AI), 생체인증 등의 신기술을 시범적으로 도입해 소비자의 반응이나 기술 자체의 성장가능성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인공지능 대화형 플랫폼이 IT등 다른 산업과 융합해 소비자 편익을 높일 수 있도록 수준높은 서비스 제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디지털채널 이용손님의 불편제거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가 느끼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불편을 적극 개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은행은 이를 통해 300만 원이하 이체거래 대상 공인인증서 및 보안매체 사용을 최소화하는 등 약 200여 건의 개선을 완료했다. 올해엔 손님의 이용 편의성과 불편요소 사전 대응차원에서 실물없는 보안매체 활용, UI/UX 및 메뉴구조 재설계, 금융상품몰 강화 등 스마트폰뱅킹과 인터넷뱅킹 경쟁력을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대만서 GLN서비스 개시…연내 5개국으로 확대

 

GLN(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은 디지털에 기반을 둔 글로벌 공략 무기다. GLN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글로벌통합 디지털 자산 플랫폼으로 하나금융의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하나멤버스를 비롯한 전세계 금융기관, 유통회사, 포인트 사업자 등의 디지털 플랫폼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한다. 이를 통해 포인트, 마일리지 등 디지털 자산을 상호 교환해 사용할 수 있다. 

 

 

 

지난달 23일 하나금융그룹의 GLN 대만 파트너사인 타이신 금융그룹 사옥에서 개최된 '하나멤버스 대만결제 시범서비스' 론칭 기념 행사에서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7년 11월 전세계 10여개국 30여 개 회사와 함께 컨소시엄 구축한 바 있다.이 은행은 이미 지난 달 23일부터 대만에서 GLN 서비스를 시작했고, 연내 5개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지난 3월 취임식에서 "GLN은 디지털 혁신의 대표적 예"라면서 "예금과 대출 위주의 전통 상업은행과 완전히 다른 변신을 꾀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연내 본격적으로 디지털뱅크 사업을 시작할 전망이다.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인도네시아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 라인(LINE)의 금융자회사 라인파이낸셜아시아에 지분 20%를 넘기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양사는 이를 통해 △현지인들이 익숙한 라인 사용자의 뱅킹 고객화 △리테일뱅킹 강화를 통한 저금리성 예금 확대 및 포트폴리오 개선 △라인의 브랜드 역량, 기술, 플랫폼, 콘텐츠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 역량 및 전문성 강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인구 중 스마트폰 사용인구가 1억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특히 SNS 사용률이 높다는 점에서 아시아 지역 내에서 디지털금융의 발전 가능성이 큰 곳으로 평가받는다. 김정태 회장은 "라인의 앞선 디지털기술과 KEB하나은행 리테일금융의 결합은 신남방정책 핵심지역인 인도네시아의 새로운 금융모델로서 미래 은행산업 혁신에 새바람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EB하나은행은 자행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애자일 랩'을 통해 올해 20개사 이상의 스타트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혁신적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한 기반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2015년 6월 설립된 애자일 랩은 스타트업에 사무공간, 경영 및 법률 컨설팅, 직간접 투자 등을 지원한다. 이에 더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모델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나금융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 및 부서와 사업연계를 진행하고 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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