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美 연내 금리동결 전망, 인상 여지는 남겨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사록이 최근 공개됐다. 점도표의 하향 조정으로 형성된 '올해 금리동결' 전망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대다수 의원들은 올해 금리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시장에서도 올해 금리가 동결되거나 인하는 방향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의사록에서 필요하다면 금리 인상을 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나오며, 연준 위원들 간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선 시각이 다소 엇갈렸다. 2018년 12월 FOMC에선 2019년 정책금리 인상 횟수를 2회로 전망했으나 2019년 3월 점도표에서는 연내 금리동결로 하향조정하는 등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적으로 변경됐다.

이러한 배경에는 세계 경제 둔화 우려 확대뿐만 아니라 미국 내부 경제 상황에도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진행 중인 무역협상과 브렉시트 등 세계 경제 리스크가 존재하는 가운데 중국과 유로존 경기 둔화 우려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또 일부 미국 경제 지표에서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지난해보다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내포돼 있었다.

더욱이 물가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 선행지표가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강한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고 달러 약세, 플러스 GDP갭률 등 물가 상하방 압력이 혼재되면서 물가는 연준 목표치 부근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정책 금리 동결에 따라 첫째, 미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조정될 것이다.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보면 급격한 침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되나,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 가능성 등으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미국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하락할 수 있다.

3월 FOMC가 제시한 2019년 경제성장률 2.1%는 경기 확장기였던 지난 9년 동안 평균 경제 성장률 2.25%와 글로벌 투자은행의 시장 전망치인 2.4% 수준을 밑도는 수치다. 물론 미국을 둘러싼 대내외 경제 환경이 예상보다 부진해 미국 경제 둔화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견해가 내포돼 있다고 판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 동결과 경제 전망치 하향 조정은 미국 경제 회복 기대감을 하락시킬 것이다.

둘째, 달러 방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다. 미국 정책 금리 동결로 달러 약세 압력이 커졌으나 유로존 등 주요국들이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함에 따라, 달러화 가치 변동 방향이 여전히 불확실해질 전망이다. 최근 유로 지역의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양적완화기조를 유지하면서 여전히 달러 강세가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요인들은 달러화 약세 폭을 상쇄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셋째, 신흥국 리스크 완화에 제한적일 것이다. 미국의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지면서 최근 신흥 시장의 리스크 지수가 하락하고 통화 지수가 상승해 신흥국은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신흥국의 부채 규모는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신흥국 리스크 가능성을 여전히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넷째, 국내 현실에 맞는 유연한 통화정책 도입 가능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정책금리 동결로 국내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이 완화돼 국내 경기 부양에 집중한 통화정책이 도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동결 기조는 한-미 금리 격차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아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이 낮아졌다. 현재와 향후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 경기 부양에 집중한 완화적 통화 정책 도입 가능성이 확대됐다.

연준의 의사록에서 경제 지표에 따라 금리 상하방 조정 가능성과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하반기 금리 인상 필요 등을 내포하고 있어, 정책금리 방향성의 불확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은 '인내심'이라는 단어가 새로운 통화정책의 가이드 라인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고, 향후 경기 상황에 따라 유연한 통화정책 결정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연준의 통화정책은 경제 지표의 의존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통화정책 기존 변화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할 것이다. 우선 경제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국면에서 국내 통화 정책은 내수 여건 고려가 우선시 돼야 한다.

또 미국 경제 지표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미국 정책금리에 대한 입장 변화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 경기 침체 등 세계 경제 경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하방리스크를 차단하고 대내 민간 주체들이 심리 개선이 이어질 수 있는 경제 시스템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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