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금리 하락기 현명한 채권 투자는?

김연준 KEB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PB센터장.
최근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작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 추세가 이어지면서 급격히 치솟았던 금리가 올해 들어서는 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다.

이는 물가안정세의 지속과 드러나는 경기둔화 신호로 연내 동결을 시사하는 코멘트가 나온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연히 이러한 급등락은 자금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개인들의 투자상황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작년 하반기 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에서는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이 좋지 않았고 채권형 상품에 대한 매도 의견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미국 장단기 금리차까지 역전되는 현상을 보일 정도로 금리가 하락하며 채권형 상품에 대한 매수세도 커지고 있다.

채권형상품에 대한 매수 추천도 증가하며 개인 손님들도 자산을 채권형으로 돌려야 하는 것 아닌지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최근 많이 불거지고 있는 ‘위기설’로 인해 안정형 자산으로 간주되는 ‘채권’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고 보여 진다. 이러한 채권형 상품이 지금 투자하기 적절한지 알아보기로 하자.

일반적으로 채권형 상품은 일정한 ‘이자’를 받고 만기에 원금을 받을 수 있기에, 때로는 예금 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 주식보다 안정성도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특히 시장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채권가격이 올라 추가수익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금리 하락이 예상된다고 해서 항상 수익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시장금리도 주식가격처럼 미래의 변동요인이 현시점에서 미리 반영되고 경우에 따라 쏠림현상이 과도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주식과 마찬가지로 과도한 반영 뒤에는 일정 수준 제자리도 돌아오는 반등현상도 나타나는데, 그 상황이 ‘가격’이 아닌 ‘금리’로 표현되어 발생하는 손실이 눈에 잘 안보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금리하락기에도 단기간에는 손실을 볼 수 있다지만 요즘처럼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 정도로 금리가 떨어지는 것이라면,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따라가야 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이렇게 금리를 급변동하는 상황에서의 매수는 주로 대형 기관이나 연기금 등의 거대한 자산을 가진 경제주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단기간의 손익보다 장기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매수하고 향후 시장상황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하다. 때문에 개인들의 경우 비싼 가격에 매수하기보다 쏠림이 좀 해소될 때 사는 것이 이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채권의 경우 주식보다 변동성이 작을 수 있지만 신용위험이 발생하면 치명적인 손실을 떠안을 수 위험이 존재한다. 국채가 아닌 채권을 발행하는 주체가 회사인 경우 부도가 나거나 지급 불이행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리가 높고 익숙한 이름이라고 해서 매수하기보다 재무현황이 괜찮은지를 검토해보고 매수하는 것이 좋다. 때로는 누구나 아는 대형 회사의 채권을 매수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를 종종 볼 수가 있다.

이런 신용위험을 벗어날 수 있는 투자대상이 국채지만 국채라고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해외 국가에서 발행한 국채의 경우 환율의 변동과 국가신용도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고금리에 비과세혜택까지 있어 인기를 끌었던 브라질 국채와 터키 국채의 경우 불안한 정치상황이나 경제불안 때문에 환율이 생각보다 많이 하락해 손실을 보기도 했다. 특히 선진국이 아닌 신흥국 자산을 매입할 때는 자신의 자산 중 투자 비중을 일정수준 이하로 정해놓거나 투자비율이 높다면 수익을 볼 때 단기 대응하는 방법이 좋을 수 있다.

미국 등 해외선진국 채권을 투자하는 경우에도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생각만큼 금리가 하락하지 않는다면 환율로 인해 수익에 변동이 나타나고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환헤지를 하는 경우에도 현재 한국의 단기금리가 낮은 상황이라 헤지비용이 발생하는 상황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결국 이자율이 낮은 채권에서 일정 수익을 확보하려면 금리인하세가 분명히 나타나거나 환율의 전망에 따라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최근 경기가 회복되며 투자가 많이 늘었던 글로벌하이일드채권은 이자율이 국채보다 상당히 높아 보기에 매력적이다. 하지만 금리를 인하할 때는 경기가 둔화국면이나 침체가 되는 경우가 많아 재무구조가 비교적 좋지 않은 하이일드채권의 경우 금리인하 효과보다 가산금리가 올라가 인하효과를 상쇄하기도하고 신용위험의 발생가능성도 커질 수 있으니 너무 현혹되지 않는 것이 좋다.

미국이나 우리나라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는다고 해서 바로 경기가 심각한 국면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물가안정과 최근 확보해 놓은 재정 및 통화정책의 결과로 경기부양 여력을 다시 어느 정도 채워놓고 있어 시간적인 여유가 생겼다고 생각된다. 

경기 사이클상 둔화는 다가오고 다시 금리가 내려갈 수 있지만 과도한 쏠림은 경계해서 투자하고 이익에 너무 조급해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투자가 될 것이다.    

<김연준 KEB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PB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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