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IT사 실적 '빨간불'…부품사에도 악영향

삼성·LG전자 1분기 영업익 전년비 30~40% 이상 ↓
전기, 디스플레이 등도 줄줄이 실적 하락세 예상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장영일 기자] 주요 IT 업계의 1분기 실적이 대폭 하락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완성품 업체 실적 부진으로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SDI·LG전자·LG디스플레이·삼성전기·LG이노텍 등 주요 IT 기업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지난 8일 현재 11조7724억원이다.

이는 3개월 전 전망치(20조2088억원) 대비 41.7% 줄어든 수치다. 연간 실적 전망치도 같은 기간 85조1528억원에서 52조2846억원으로 38.6% 하향 조정됐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7조원대로 작년 동기(11조6885억원) 대비 4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이익이 줄어들고,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북미 고객사의 주문량 감소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인해 영업적자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전망치 대비 영업이익을 13% 하향 조정하는 것이지만 시장의 우려보다는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7795억원이다. 매출은 작년 1분기 기록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어섰던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가전과 TV 사업에서 탄탄한 수익을 냈다.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환경관련 가전 판매가 급증하는 호재도 있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 하락세에 부품사들의 사정도 좋지 않다.

삼성전기는 올해 1분기에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삼성전기의 영업이익은 2383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9%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향 스마트폰을 포함한 IT 수요의 전반적인 약세로 컴포넌트솔루션 부문의 물량이 전 분기대비 7% 감소했다.

삼성SDI는 올 1분기 122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677억원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반도체 업황이 둔화된 가운데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여파로 내수 위축이 심각하고 중대형 전지의 감가상각 내용연수 단축 영향에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도 1분기에 다시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액정표시장치(LCD) 부문 수요 약세와 비수기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이 스마트폰 시장의 전반적인 부진으로 올 상반기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스마트폰 출하량 부진으로 핵심 사업인 광학솔루션 부문의 실적 저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작년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코리아를 이끌었던 SK하이닉스도 D램 반도체 가격 하락이 계속되면서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1분기 영업이익은 4조원을 넘겼었다. 더욱이 2분기엔 1조원대 아래로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2분기 이후엔 IT 업황 회복으로 실적이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순학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지만 업황 회복에 대한 가능성이 조금씩 확인되고 있다"며 "2분기부터 실적이 점차 회복되고 하반기에는 어닝 모멘텀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도 1분기 실적은 저조하겠지만 연간으로는 성장성이 크다는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올해 삼성SDI의 전기차용 2차전지 매출은 작년보다 68% 늘어난 2조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2차전지 시장도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를 괴롭혔던 LCD 가격 하락세도 바닥을 찍고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양재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전세계 LCD 시장 점유율 60% 달성 목표를 설정했는데, 2019년 연말 기준 점유율은 50%이며 현재 투자 중인 프로젝트만 포함해도 달성 가능한 목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0년 이후 시작된 중국 정부 LCD 지원은 점차 축소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며 "TV LCD 패널 가격은 지난 2월 단기 바닥을 형성해 향후 3~6개월 32~50인치 중심으로 완만한 가격 상승세를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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