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베트남③] 하노이지점 개점한 국민은행, 북부 영업망 확대

베트남 북부 韓기업 대상 금융수요 뒷받침…향후 주택금융 역량 발휘도
증권 등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 창출…'원스톱 금융서비스' 제공

최근 한국과 베트남 간 교류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추세다. 정부도 베트남을 신(新)남방정책 국가 중 핵심파트너로 꼽으며 경제에서 인적교류 분야까지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 금융회사들도 7000곳 넘는 한국 기업이 현지에 진출해 있는 베트남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연 평균 6%에 달하는 높은 경제성장률, 여기에 여전히 낮은 금융시장 침투율 등도 메리트로 부각되고 있다. 세계파이낸스는 '꿈틀대는 베트남' 시리즈를 통해 현지 진출한 한국 금융회사 및 양국 간 교류 현황을 분석하고 향후 성공전략 등을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세계파이낸스=오현승 기자]  지난달 20일 개점한 국민은행 베트남 하노이지점은 지난 2011년 호찌민 지점에 이어 두 번째 현지 영업점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2007년 호찌민에 사무소를 낸 뒤 4년 만에 지점 승인을 얻었다. 이어 국민은행은 2011년 하노이에 사무소를 설치한 후 2016년 본인가 획득을 위한 신청서를 냈고 베트남 중앙은행이 이를 지난해 12월 최종 승인했다. 하노이지점의 승인 영업기간은 올해부터 99년 간이다. 국민은행은 하노이지점을 통해 복부 영업망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각오다.

 

국민은행 하노이지점 내부. 사진=KB국민은행

국민은행 하노이지점엔 24명이 근무한다. 여타 한국계 은행처럼 하노이지점 역시 개점 초기 영업대상은 한국 교민과 한국계 기업들이다. 특히 베트남 북부는 남부에 견줘 삼성, LG등 대기업 생산단지가 포진해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하노이지점은 이 같은 기업대출 수요에 맞춰 자본금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지점의 초기자본금은 3500만 달러다.

 

국민은행은 한국에서 수행해온 주택금융의 경험과 역량을 현지에서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권태두 국민은행 하노이지점장은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민은행이 주택금융 수행능력을 갖춘 금융파트너라는 인식을 베트남 금융당국에 심어주는 게 우선순위"라면서 "단순 지식공유 수준에서 더 나아가 비즈니스 파트너로 참여할 기회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지점장은 국민은행 하노이사무소장 시절부터 지점 전환을 위한 현지 당국과의 교류와 현지 금융시장 조사 등을 담당해온 인물이다. 

 

권태두 국민은행 하노이지점장. 사진=KB국민은행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실제로 응우엔 반 주 베트남 중앙은행 은행감독원 원장은 "베트남이 주택금융개발과 관련한 정책을 실시할 경우 국민은행과 적극 협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베트남엔 과거 한국의 주택은행과 같은 금융회사가 없다는 점에서 향후 베트남 정부가 사회주택이나 국민주택공급 등의 정책을 펼칠 때 국민은행이 협력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권 지점장의 기대다.

 

현재 국민은행은 겨우 현지에 두 곳의 지점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이미 현지 법인을 두고 여러 지점을 운영 중인 신한은행이나 우리은행과는 상황이 다르다. 당장 적극적으로 리테일 영업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일단 국민은행은 서울 본점과 하노이지점에 전담조직을 두고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에 특화된 디지털뱅킹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지 리테일 시장에 뿌리를 내리겠다는 복안이다.

 

국민은행 옛 하노이사무소(왼쪽), 국민은행 하노이지점(오른쪽). 사진=오현승 기자·KB국민은행

자연스레 현지에 진출한 KB금융지주 내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난달 개점식 축사에서 "베트남 북부지역에 진출한 기업에 대한 여·수신 및 수출입금융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IB시장, 자본시장, 디지털뱅킹 서비스 및 KB금융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한 '원스톱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KB금융에선 현재 KB증권이 일찌감치 지난 2008년 하노이에 베트남 법인을 설립했다. KB손해보험은 현지 보험업계 3위인 바오민보험의 지분 17%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당 딜이 성립되면 KB손보는 바오민보험의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권 지점장은 "설비투자나 대규모 택지개발은 은행이 단독으로 대출하는 방식으로는 쉽지 않다"며 "이러한 부분은 증권의 IB부문이나 금융지주의 CIB(Corporate Investment Banking)그룹과 연계해 딜 소싱 기회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원자재를 대량으로 수입할 때 이를 파생상품을 통해 환리스크를 헷지하려는 수요가 있다면, KB증권을 통해 해결책을 마련하면 된다"면서 "아직 카드(KB국민카드)는 베트남에 진출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은행 이용이 어려운 이들을 상대로소비자금융업을 바탕으로 은행과의 연계영업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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