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미미한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

카드납지수 4.4%·손보업계 14.4% 불과
20년 이상 장기상품일수록 카드납 기피

 

[세계파이낸스=이정화 기자] 전체 보험료 납부 시장에서 신용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의 카드납지수는 4.4%에 불과했다. 손해보험사는 다소 높았지만 역시 14.4%에 그쳤다.

전기 대비로는 생보사 카드납지수가 0.2%포인트, 손보사는 0.8%포인트씩 각각 올라 상승률도 미약한 편이었다.

카드납 지수는 전체 수입보험료 중 카드결제 수입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높을수록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내는 고객이 많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고객 편의를 위해 보험료 카드 납부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음에도 카드납지수가 미미한 까닭은 보험사들이 카드수수료를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율이 대개 2~3% 수준인데 쌓일수록 보험사의 부담이 커진다”며 “10년 만기 보험상품을 카드로 납부한다면 보험사가 모두 120회의 카드 수수료를 납부해야 하는데 이는 상당히 큰 손해”라고 말했다.

때문에 보험사들은 장기상품일수록 은행 자동이체를 선호한다. 일례로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은행 자동이체의 경우 1.5% 가량의 보험료 할인혜택을 줘 고객이 은행 자동이체를 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특히 한화·교보·푸르덴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등은 아예 신용카드 납부를 받지 않고 있다.

이는 생보업계와 손보업계의 카드납지수 차이에서도 읽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의 주요 상품인 자동차보험은 1년 만기인데다 보험료를 한 번에 납부하는 경우가 많아 카드 수수료의 부담도 낮은 수준"이라며 "자연히 카드결제 건수 비중이 타 상품보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생보 상품은 대개 만기가 20~30년으로 길다보니 생보사들이 카드납을 극도로 꺼린다"고 덧붙였다.

다만 보험사별 채널 운용 전략에 따라 카드납지수가 올라가는 케이스는 존재한다. 온라인이나 텔레마케팅(TM) 채널 비중이 클수록 카드납 지수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카드사를 보유하고 있는 금융지주계열 보험사도 상대적으로 카드납 지수가 높은 편이다.

TM채널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라이나생명은 카드납 지수가 36.1%로 가장 높았다. KB생명은13.1%, 신한생명은 12.1%를 기록했다.

손보업계에서는 더케이손보(31.9%), DB손보(22.6%), 롯데손보(16.2%) 등의 카드납지수가 높은 편이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TM채널은 카드사로부터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받아 영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자연히 DB를 제공하는 카드사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해당 카드사로 보험료 결제를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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