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대우조선해양 인수 나선 이유는?

전 세계 LNG선 가격 경쟁력 우위 선점 기대
국내 조선사 수주경쟁 완화·현대重 경영승계

사진=현대중공업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확정되자 세계 1위 조선사가 탄생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LNG선 가격 경쟁력 선점은 물론 국내 조선사 간 수주경쟁도 완화시킬 수 있어 국내 조선 생태계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지난 12일 대우조선해양 인수 의사가 없다고 통보하면서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을 인수 후보자로 최종 확정했다.

현대중공업과 산은은 조선통합법인을 공동으로 설립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이 지분율 26%로 최대 주주가 되고 산은은 출자를 통해 2대 주주(18%) 자리를 확보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와 옥포조선소는 현대중공업지주 아래 통합법인 4개 계열사(현대삼호중공업 영암조선소, 현대미포조선 울산조선소 포함)로 편입된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인수를 통해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우위 결정권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전세계에 발주된 LNG운반선은 총 76척으로 이중 국내 조선 빅3는 66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세계 1위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은 1114만5000CGT로 13.9%의 점유비중을 차지했다. 대우조선해양은 584만4000CGT(7.3%)의 수주잔량으로 이를 합하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비중은 21.2%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의 민영화가 본격화되면 근본적인 체질 개선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LNG 재액화장치(PRS) 및 연료공급장치(FGSS) 등 LNG운반선 관련 기술경쟁력과 함께 전세계에서  유일한 쇄빙LNG운반선 건조 경험 등을 갖추고 있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단연 1위 대형 조선사로 거듭날 수 있게 된다. 특히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조선사 간 수주경쟁 완화로 출혈 경쟁도 막을 수 있다. 또 대우조선해양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엔지니어링 능력을 갖고 있는 기업이어서 기술 경쟁력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내부적으로는 정몽준 회장의 장남인 정기선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정 부사장은 2013년 경영기획팀 선박영업부 수석부장으로 복귀한 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왔다. 정 부사장은 현재 로봇사업과 친환경 선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인수합병(M&A) 길이 마냥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현재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노조가 모두 인수작업을 반대하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 노조는 다음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키로 하는 등 인수작업을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상선건조 해양플랜트 특수선 등 여러 사업분야들이 겹치는 구조여서 각 노조는 중복 구조조정을 우려하고 있다.

또 대외적으로도 이들의 인수작업을 마무리하려면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해 유럽, 미국 등 주요 시장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중국 등 경쟁국의 견제도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M&A가 완료되면 명실공히 세계 1위 조선사로 거듭날 것"이라며 "노조 반발 등 각종 과제가 산적하지만 그 이상의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을 가질 수 있기에 원활한 인수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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